다우 사상 최고치 경신에도…엔비디아·테슬라 4%↓[월스트리트in]

김상윤 기자I 2024.11.26 07:38:54

온건파 재무장관, 트럼프 관세 완화 기대
장기물 국채금리 급락…장중 장·단기 역전 현상도
달러도 약세…이-헤즈볼라 휴전 초읽기에 유가↓
엔비디아 4.2%↓…추가 반도체 수출제한 발표 전망
테슬라 4%↓…“캘리포니아주 전기차 보조금 제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다우지수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 창업자가 재무장관이 지명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고 미국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3.5bp(1bp=0.01%포인트)나 급락했고, 치솟던 달러가치도 하락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대 중국 겨냥 반도체 수출 규제가 조만간 추가될 것이라는 소식에 4.2% 급락했고, 테슬라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차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부활하되 시장점유율이 높은 테슬라는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4%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 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협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3%가량 뚝 떨어졌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9% 오른 4만4736.57에 거래를 마쳤다.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0% 상승한 5987.37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27% 오른 1만9054.83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47%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기대감에 기술주보다 경기민감주가 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주식 시장을 지탱할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베센트 지명자가 관세나 환율제재를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반면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지명자는 실제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쪽에 초점을 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베센트 지명자가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정책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와 달러가치가 그간 치솟았는데, 만약 베센트 지명자가 견제한다면 다시 안정화될 수 있다.

◇10년물 국채금리 13.5bp 급락…한때 장·단기물 금리 역전

실제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3.5bp 빠진 4.275%까지 뚝 떨어졌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오후 4시경 1bp만 빠졌지만, 장 막판 낙폭을 키워 9.6bp 빠진 4.273%를 기록 했다. 장중 한 때 장단기물 역전현상이 다시 나타났지만, 2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는 0.2bp차이로 장을 마쳤다.

통상 장기 국채금리는 투자자들이 장기간 국채 보유에 따른 ‘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단기물보다 금리가 높은 게 정상이다. 연준이 급격하기 급리를 올리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났지만, 지난 9월 ‘피벗’에 나서면서 이 현상이 해소됐다. 그러다 최근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이 나타나면서 다시 역전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치솟던 달러도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1% 빠진 106.89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 4.2%↓…테슬라 4%↓

3대지수가 모두 올랐지만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4.18% 급락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새로운 반도체 관련 수출 제한 조처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게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2일 미국 상공회의소가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인용해 추가 규제 도입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 최다 200곳이 ‘무역 제한 목록’(trade restriction list)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이 목록에 등재되면 미국 기업들이 이들과 거래가 끊긴다.

테슬라 주가는 3.96% 급락했다. 이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당)는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IRA에 따른 전기차 연방보조금을 폐지할 경우 전기차 구매자에게 리베이트를 주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점유율이 높은 테슬라의 인기 전기차 모델은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게 영향을 미쳤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더라도 캘리포니아가 과거에 시행한 친환경차 환급 제도를 재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테슬라가 제외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은 테슬라 등은 배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협상 초읽기…WTI 3.2%↓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2.30달러(3.23%) 낮아진 배럴당 68.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16달러(2.87%) 하락한 배럴당 73.01달러에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 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협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게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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