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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 규모로 알려진 이 조직은 지난 2021년 말 파운드리사업부 산하에 꾸려졌다. 사업전략과 고객발굴, 생산능력 운영 등 파운드리 사업의 여러 사항을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도 비슷한 조직이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명문 공학대학인 조지아 공과대학 박사 과정을 밟은 강 부사장은 미국 현지 사정에 밝은 파운드리 영업통이다. 그는 파운드리 전략마케팅팀 담당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2017년 상무로 승진하며 2020년까지 파운드리 전략마케팅실 담당임원으로 일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미주총괄 담당임원으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말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파운드리CP실로 부임했다. 현재 파운드리 영업팀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강 부사장을 파운드리CP실로 발령한 건 미국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보다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파운드리는 물량을 수주하지 않으면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특히 대규모 물량을 주문할 빅테크 고객을 끌어들이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요 약점은 고객사 확보에서 TSMC에 밀린다는 점이다. 40년 가까이 파운드리 한 우물만 파며 엔비디아·애플 등 대형 고객들과 신뢰를 다져온 TSMC에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후발주자인 탓이다. 강 부사장 발령은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메모리와 달리 파운드리는 대형 팹리스 고객 물량을 잘 수주해 생산과 연계하는 영업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강 부사장 발령은 이를 보강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출신의 엔지니어를 영입한 뒤 파운드리CP실로 부임시키는 등 기술 전략도 재정비하고 있다. 인텔 출신의 반도체 소재 전문가 송병무 부사장과 AMD 엔지니어 출신 이성준 상무를 지난해말 파운드리CP실로 옮긴 게 대표적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력에 필요한 △기술 △영업 △생산능력 등 3박자를 모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생산능력의 경우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이 연내 가동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과 생산에 이어 영업 역량까지 챙기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추격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