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침체?…KT, 생성형AI·디지털트윈으로 시장 키운다

함정선 기자I 2023.05.31 09:00:00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에 생성형AI 기술 적용
AI가 사용자 감정 파악하고 상담까지
디지털트윈 기술로 실제 거주지, 드라마 촬영지도 구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TV 속 드라마 주인공의 집이 마음에 들었다면 메타버스에 접속해 내 아바타의 공간으로 바로 꾸밀 수 있다. 아이의 잠투정과 같은 육아 고민을 메타버스에 있는 인공지능(AI) NPC를 만나 상담하는 것도 가능하다.

KT가 생성형AI와 디지털트윈, 두 가지 기술을 내세워 메타버스 시장 확대에 나선다. 이미 큰 관심을 끌었다 열기가 빠르게 가라앉아 사업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산업이지만, ‘챗GPT’와 같은 생성형AI와 가상공간에 똑같은 물건이나 장소를 만드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하면 침체한 메타버스 산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KT의 생각이다.

특히 KT는 초거대AI ‘믿음(Mi:dm)’을 개발 중으로, 믿음과 메타버스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원종서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 팀장은 3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KT 메타버스 설명회에서 “초거대AI를 가장 적용하기 좋은 환경이 메타버스”라며 “생성형AI의 위험요소를 메타버스에서 연습하고 개선, 진화시켜 현실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원 팀장은 “메타버스는 또 100% 디지털 환경으로, 디지털로 기록된 데이터를 초거대AI의 학습데이터로도 다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종서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 팀장
◇메타버스에 AI 상담사부터 나만의 콘텐츠 제작까지

이에 KT는 지난 3월부터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메타버스 플랫폼인 ‘지니버스’를 시범서비스(오픈베타) 버전으로 선보이며 생성형AI 기능 등을 실험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KT가 지니버스에 적용한 기능은 ‘AI M.I.M(Message, Image, Motion)’로, 사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감정 등을 분석하고 이해해 나만의 콘텐츠를 생성해주는 기능이다.

입력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멀티미디어 메시지와 배경 이미지 등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여기에 사용자 고유의 아바타 모션을 만들고 편집해 사용자는 내 감정 상태를 아바타에 투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니버스에는 생성형AI 기술을 이용해 아바타가 드라마의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ENA 오리지널 드라마 ‘보라! 데보라’ 전용관에 있는 ‘보라 쇼츠’는 생성형 AI 중 하나인 모션 AI를 적용, 드라마 영상과 아바타를 자연스럽게 합성해 짧은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KT는 올 하반기 초거대 AI 믿음(Mi:dm) 기반의 AI NPC(Non Player Character 이용자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를 도입해 지니버스를 더 차별화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믿음으로 만들어진 AI NPC는 텍스트와 음성변환(TTS), 감정, 모션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일상 대화는 물론 서비스에 따라 전문적인 상담 역할도 할 수 있다.

KT는 AI NPC가 상담 주제별로 맞춤형 응대가 가능한 AI에이전트나 전문 지식과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 전문가, 이용자의 고민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AI 친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KT는 이를 기반으로 지니버스에서 KT가 운영 중인 다양한 서비스에 관한 문의와 응대를 수행하는 AICC(AI 콘택트 센터)와 전문적인 육아상담 서비스 등도 준비하고 있다.

김주호 KAIST 교수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침체한 메타버스 산업이 이대로 무너질지 또는 다시 성장할지는 확장성에 달려 있다”며 “다만,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걸 생성해야 하는 것이 부담인데 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생성형AI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집 주소를 입력해 지니버스에서 구현한 ‘AI홈트윈’ 화면.
◇‘디지털트윈’ 활용…메타버스서 커피 주문, 현실서 받고

이와 함께 KT는 디지털트윈 기술인 ‘AI 모델링’을 활용해 지니버스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전략이다. AI모델링을 적용한 ‘AI홈트윈’은 이용자가 자신이 실제 거주하는 주소를 입력하면 현실 공간의 도면을 바탕으로 한 ‘지니홈’이 메타버스인 지니버스에 생성된다.

실제 집을 주소 입력만으로 메타버스 세계로 옮겨간 후 1000여 개의 메타버스 아이템을 활용해 내 개성대로 꾸밀 수 있다. 또한 드라마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와 메타버스에서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KT는 디지털트윈을 통해 실제 상점을 지니버스에 구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니버스 내 가상 상점과 실제 상점을 연계한 후 AI NPC를 통해 상품 구입이나 예약 등을 접수하는 방식이다.

현재 KT 융합기술원 임직원들은 지니버스에 우면동 인근 카페를 구현하고, 메타버스에서 음료나 샐러드 등을 주문하고 실제 매장에서 이를 수령하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기도 하다.

원 팀장은 “메타버스에 상점을 구현하면 주문 제작 형태이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예약된 물량만을 판매할 수 있어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상점이 입점하면 창업지구를 메타버스 내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