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측근 "尹, 李 싫어한다는 소문 방증...강기훈 대체 못해"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태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 메시지에 대해 “발화 주체가 대통령인데 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께서 그 발언을 해석해서 사과문을 올린 건지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 메시지 관련 권 대행의 SNS 사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5월 29일 강원 강릉에서 만찬 회동을 가진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권성동 의원실)

그는 “물론 본의 아니게 사진이 공개되었으니까 사과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직무대행이 대통령실 대변인도 아니고, 그 자리는 집권여당의 당 대표 직무대행이자 삼권분립에 기초한 여당의 원내대표인데 대통령의 발화를 해석해서 올린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권 대행도 내부총질이라고 생각하는지, 권 대행의 생각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걸 보면 내부총질이란 말씀에 권 대행께선 별다른 말씀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이라는 메시지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당 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정권에서 ‘문비어천가’를 외친 더불어민주당처럼 되지 않으려고 옳은 소리를 낸 것을 내부총질로 인식했다는 게 “매우 아쉽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실장부터 시작해서 대변인, 수석, 참모들은 도대체 평소에 대통령하고 당정에 대해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 거고, 어떤 정보를 드리시기에 대통령께서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하신 건지 당황스럽다”라며 날을 세웠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의도적으로 노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권 대행께서 실수한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또 해당 메시지에서 권 대행이 언급한 ‘강기훈’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며 “일각에선 이 대표 대신 내세우려는 청년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 설사 그렇게 될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강기훈이라는 분을 제가 잘 몰라서 평가하긴 좀 그렇지만 이 대표가 당 지도부로서 이뤘던 공도 있고 대선과 지선을 이긴 결과로서 보여준 분인데, 단순히 다른 대체재로서 평가하는 건 옳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 메시지 관련 특별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 대표가) 여기에 대해서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상황을 키울 것 같다”라는 이유에서다.

또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둘러싼 ‘7억 원 각서’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비서실의 윤석대 정책위원에게 넘어갔다는 JTBC 보도에 대해 “불쾌하다”고 했다.

그는 “사실이어도 문제고 사실이 아니어도 문제”라며 “일단 당 차원에서 고발 조치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사실이 아니라면 JTBC가 잘못된 내용, 일반적인 주장만 갖고 국민과 당원께 혼란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명백한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라고 보냈다. ‘성 상납’ 의혹 관련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대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권 대행이 메시지를 작성하던 도중이었던 듯 입력창에는 ‘강기훈과 함ㄱ’라는 글이 남아 있었다.

‘강기훈’은 지난 2019년 우파 성향의 정당인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기훈이란 이름의 행정관이 근무 중인 사실은 확인된다”면서도 “(해당 행정관이) 권 대행 텔레그램 문자에 등장한 사람과 동일한 인물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후 권 대행은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이)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대선 기간 함께 해오며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행은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