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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준 대표가 창업한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는 현재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덕준 대표는 1986년 성원에드워드(현 에드워드코리아)에 입사, 1990년부터는 케이씨텍에서 활동하는 등 반도체 장비분야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그러던 그는 케이씨텍이 1995년 일본 파이오닉스와 합작 설립한 한국파이오닉스(현 케이피씨)에 합류한 후 인생에 있어 전환점을 맞았다.
한국파이오닉스는 가스정화장치(스크러버) 등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장치를 일본 파이오닉스로부터 받아 생산하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했다. 김 대표는 “독자 기술로 가스장치를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2001년 회사를 창업했다.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라는 사명에는 “세계 표준 기술로 승부한다”는 그만의 굳은 의지를 담았다.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는 우선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정화해 외부로 배출하는 장치인 가스정화장치를 독자 기술로 개발, 국내 유수 반도체 업체들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설립한 지 5년 만인 2006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다. 이후 반도체 공정에서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인 온도조절장치(칠러) 등 제품군을 추가로 확보하며 사세를 키워갔다.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유수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2017년 매출액은 162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요즘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 본사가 있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일반산업단지가 아닌, 판교제2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일이 잦다. 치매예방로봇 등을 연구하는 업체 로보케어 운영을 위해서다. 김 대표는 반도체 장치사업이 안착한 후 이를 이을 신수종사업 발굴에 착수했다. 그러던 중 치매예방로봇 등을 연구하는 로보케어를 발굴, 2015년에 3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로보케어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력을 주축으로 2003년부터 10년 간 국가R&D프런티어사업을 통해 치매예방로봇 등을 연구했다. 이후 KTST의 기술 투자를 통해 2013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로보케어는 병·의원에 쓰이는 단체용 치매예방로봇 ‘실벗’과 함께 가정용 치매예방로봇 ‘보미’ 등에 주력한다. 실벗은 이미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내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후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 치매안심센터를 비롯해 전국 각지 보건소 산하 치매안심센터에 설치되는 등 현재까지 전국 30개소 이상에서 운영 중이다. 치매안심센터에 이어 노인복지관, 요양병원 등으로 보급을 확대 중이다.
로보케어를 인수할 당시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 경영에 여념이 없던 김 대표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3년 간 로보케어 운영을 맡겼다. 이후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로보케어 수장에 취임한 후 현재 현장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그가 합류한 후 로보케어는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올해 2월 이대목동병원과 치매예방로봇 상용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키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대목동병원은 보미 등을 임상시험에 활용하는 한편, 신경과 내에 치매환자를 위한 로봇인지훈련치료실 구축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특히 일본 공영방송사 NHK에서 로보케어 제품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라이프 위드 로봇’(Life With Robot)을 방영하기도 했다. NHK 측은 해피마인드 병원 등을 방문해 실벗 등을 실제로 활용하는 상황을 일본 전역에 방영했다. 김 대표는 치매예방로봇에 이어 발달장애 아동을 돕기 위한 교육로봇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성균관대와 한양대, 이대목동병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책과제를 신청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사회에 이바지하는 기업인이 되겠다”는 창업 초기 다짐을 잊지 않는다.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가 환경을 위한 사업이라면 로보케어는 미래를 위한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순히 돈만 버는 사업가가 되려면 애당초 로보케어를 인수하지도 않았다. 치매노인과 발달장애 아동을 돕는 등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는 기업인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