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시작된 ‘스마트 혁명’으로 오늘날 현대인들은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업무에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물질적 풍요를 얻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심리적 여유와 정서적 안정을 잃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스마트화 바람과 비슷한 시기에 ‘웰빙 바람’ 역시 불었다는 사실이다. 웰빙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병폐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강조한 정신적·육체적 조화와 건강을 일컫는 단어다.
그리고 이처럼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바로 ‘좋은 먹거리’다. 시청자들이 ‘먹방’ ‘쿡방’ 등 콘텐츠에 열광하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채식, 유기농, 슬로푸드 등 다양한 유형의 웰빙 식품 중 슈퍼푸드가 최근 특히 주목받고 있다. 슈퍼푸드는 미국 영양학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가 제창한 신조어로 아직 명확하게 정의된 용어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영양소가 풍부하고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이며 열량이 낮은 식품을 의미한다.
슈퍼푸드 열풍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베리류’의 효능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아로니아에 쏠리는 관심이 엄청나다. 국내 홈쇼핑, 정보 소개 방송 등에서도 아로니아를 수차례 다룬 바 있다.
폴란드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아로니아는 ‘레드 초크베리’ ‘블랙 초크베리’ ‘퍼플 초크베리’ 등을 총칭하는 과일이다. 과거 유럽 왕족이 약으로써 섭취했다고 전해져 ‘킹스베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짙은 보라색을 띠며 새콤하고 씁쓸한 맛이 특징이다.
아로니아는 항산화 작용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아로니아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함량은 사과의 120배, 포도의 12배, 크랜베리의 10배, 블루베리의 4배에 수준이다. 폴리페놀 함유량 역시 딸기의 25.5배, 포도의 11배, 크랜베리의 11배, 블루베리의 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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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000개 규모의 부스가 마련되고 700여개 해외 팀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서도 슈퍼푸드 공급 업체의 부스에는 방문객이 끊이질 않았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아로니아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폴란드 식품 가공 전문 기업 ‘엘레나(ELENA)’의 프란치셰크 시에긴 대표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엘레나라는 기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1989년 설립된 엘레나(www.elena.pl)는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 코카닌 지역에 위치한 식품 가공 전문 가족기업이다. 직접 개발한 ‘동결 건조 기술’로 과일, 해산물, 야채, 향료, 허브, 고기, 버섯 등 100여 종류 식품을 가공해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유기농 재배 식품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품의 전반적인 질이 타 업체보다 우수하다. 유럽 유기농 인증도 완료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먹거리다. 아로니아를 공급하는 기업이 다수 있지만, 우리처럼 유럽이 공인한 유기농 아로니아를 판매하는 곳은 많지 않다.
△ 식품 가공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폴란드는 아로니아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이 형성된 나라다. 덕분에 아로니아 재배는 폴란드 국책사업으로 보호받고 있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아로니아 중 90%는 폴란드 산이라고 보면 된다. 아로니아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슈퍼푸드 중 하나로 영양가가 풍부하고 항산화 기능이 뛰어나다. 미국 농무부(USDA)가 베리류 과일 중 산화방지력(ORAC)이 가장 높은 과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아로니아같이 좋은 식품의 영양가를 파괴하지 않은 채 방부제 없이 장기간 신선하게 보관할 방법이 있다고 믿었다. 다년간의 연구 끝에 동결 건조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이른바 ‘미래형 식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자부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비행사가 먹는 식량을 만들 때도 동결 건조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 동결 건조 기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동결 건조는 방부제나 소금 없이도 식품을 장기간 신선하게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식품을 얼린 뒤 주위 기압을 낮춰 식품에 함유된 고체 상태의 물을 기체로 승화시키는 공법으로 식품에 함유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높은 온도로 처리하는 일반 건조 방식에서는 영양 성분이 50% 이상 파괴되지만 동결 건조 방식은 영양소를 90% 이상 지킬 수 있다.
영양분뿐만 아니라 식품의 고유한 모양, 색상, 내부구조, 맛, 향기도 대부분 유지시킬 수 있다. 어는 과정에서 3~6% 정도의 수분만이 남기 때문에 부패할 우려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 건조식품의 유통기한이 6개월~1년이라면 동결 건조 방식으로는 2~3년 보관할 수 있다.
또한 식품 자체에 포함된 수분을 제거해 95%까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동결 건조 식품을 물에 담가 놓으면 원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동결 건조 식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요리가 될 수 있으며 천연 조미료, 의약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엘레나는 어떤 식품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나
우리는 폴란드에서 100여가지 유기농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서의 주력 상품은 슈퍼푸드 아로니아 분말, 건강보조식품 콜라게늄, 동결건조 식품 슬라이스 등이다. 모든 제품에는 동결 건조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가장 최근에 출시된 건강보조식품 콜라게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약 형태의 콜라게늄에는 생선 콜라젠, 암말 우유, 염소 우유, 아로니아, 크랜베리 등에서 추출한 영양분이 모두 담겨 있다. 비타민 A, B2, B12, C, 칼슘, 마그네슘, 미네랄, 단백질이 풍부하고 염분, 지방 함유는 낮은 천연 건강보조식품이다.
기력과 부상 회복, 뼈와 연골 보호 등에 특화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정부의 승인을 대기 중이다. 7~8월쯤이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아로니아라는 과일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초미세먼지 등 각종 환경 오염, 과다한 업무와 인간관계 등으로 말미암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잦은 흡연과 음주 등으로 지친 현대인에게 아로니아 같은 슈퍼푸드가 꼭 필요한 식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필수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으며 신체에 쌓인 독소를 빼줄 수 있고 항산화 작용과 미용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다주는 식품이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가는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었다.
현재 폴란드 내 학교, 군대 매점 등 많은 곳에 우리가 만든 상품이 납품되고 있다. 폴란드 사람들은 동결 건조 제품을 감자칩처럼 즐겨 먹으며 건강한 간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콘셉트로 판매할 계획이다.
△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은 있나
아직 엘레나라는 이름으로 일반에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생소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3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 아로니아 등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롯데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물론 각종 온·오프라인 마켓을 통해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내 10여개 유통 업체와 추가적으로 계약할 계획이다.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좀 더 쉽고 빠르게 상품을 구매하고 받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
△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룬 성과가 만족스러운가
반응이 매우 좋다. 만족스럽다. 사실 처음 한국 시장에 뛰어들 당시에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한국 사람들은 열심히 사는 와중에도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슈퍼푸드는 물론 천연식품, 건강보조식품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난주 킨텍스에서 열린 전시회에도 많은 이들이 다녀갔다. 덕분에 한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 지난 3년간 한국 시장에서 이룬 구체적인 성과는
최근 롯데홈쇼핑과 함께 아로니아 분말 상품 판매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초 우리는 30t 안팎의 판매를 예상하고 이 수준의 물량을 롯데 측에 공급했다. 하지만 방송 당일 주문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었다.
결국 추가 공급을 통해 총 50t 규모를 판매했다. 사실 실제 수요는 50t보다 더 많았는데 우리가 추가적인 물량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탓에 이를 맞추지 못했다. 뜨거운 관심에 감사드리며 우리 제품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 한국 이외 국가에서 엘레나의 입지는 어떤가
단언컨대 유럽 시장에서 엘레나는 이미 독보적인 자리에 오른 식품 기업이다. 우리 회사 판매량 중 약 40%가 유럽에 집중돼 있다. 질 좋은 식품을 신선하게 유통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는 물론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다.
유럽 사람들이 먹고 있는 빵, 시리얼, 간식 등 먹거리 다수에 우리 회사의 식품이 재료로 들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식품 회사 네슬레도 우리의 대표적인 고객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통해 미국과 호주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향후 아프리카 지역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 엘레나가 계획하고 있는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 회사를 아시아 지역에 알리는 것이 일단 올해의 목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이곳 한국이다. 사실 앞서 지난해 중국 내 식품 박람회에 참여한 적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제한 탓에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우리 같은 외국 식품 기업이 사업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먹거리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올해 유통망 추가 확보 등을 통해 한국에서 최대한 빨리 자리를 잡을 생각이다. 직원 선발, 장비 도입, 인프라 구축 등 공급 준비를 마친 뒤 저렴하고 질 좋은 식품을 판매해 한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다. 내년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식품 박람회에도 한번 다녀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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