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통합계좌 5월 시범운영…MSCI 선진지수 편입 기대

외국인 통합계좌를 도입하면 주문과 결제를 하나의 계좌에서 통합처리하기 때문에 외국인은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등록(ID) 제도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 어카운트)를 도입하기로 했다. 외국인 ID제도 개선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측이 한국 MSCI 선진지수 편입의 전제조건 중 하나로 내걸고 있는 사안이라 이번 조치로 선진지수 편입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1일 금융투자업 규정을 비롯한 외국인 ID 관련규정을 오는 4월까지 개정하고 이르면 5월부터 외국인 통합계좌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통합계좌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내년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는 외국인이 국내 증권시장에 투자하기 전에 인적사항을 금감원에 등록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를 통해 외국인 투자 모니터링과 일부 공공적 법인의 외국인 투자 한도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운용주체가 아닌 펀드별로 매매거래와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는 등록제도가 번거롭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기존 방식은 외국계 A 자산운용사가 펀드 100개를 운용한다고 했을 때 펀드별로 주문을 내야 했다. 하지만 통합계좌를 도입하면 단일 계좌에서 매매와 결제를 통합할 수 있다.

금융위는 외국인투자자 업무를 대행하는 국내 증권사와 보관기관의 업무도 크게 간소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개별 펀드 단위로 각각 계좌를 관리하고, 매매주문, 체결, 결제했기 때문에 후선업무가 복잡하고 번거로웠다. 하지만 통합계좌를 도입해 일괄 처리하면 국내 증권사 업무도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는 외국인에게 투자 편의를 제공하려다 투자동향 감시 기능이 약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웠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합계좌에서 결제가 이뤄진 직후 주문을 대행한 증권사 또는 보관기관이 최종투자자의 투자내역을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할 것”이라며 “외환·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동향은 차질없이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를 도입하면 국내 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헨리 페르난데즈 MSCI 회장이 방한했을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통합계좌 도입 방안 등을 소개했고 당시 페르난데즈 회장은 “투자자 불편 해소를 위한 한국 정부의 개선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