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훨훨 날고 있다. 양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은 지난 2006년 6월 첫 취항 이후 8년1개월만에 누적 탑승객 2000만명을 돌파했다. 연평균 51.6%의 탑승객 증가율을 기록했고 8년간 수송능력은 47배 성장했다. 취항 첫해 1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4323억원으로 부풀었다.
진에어는 국내 LCC 최초로 오는 12월 393석 규모의 중대형 기종 B777-200ER을 1대 도입한다. 내년에는 같은 기종 2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하와이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마원 진에어 대표는 “매출액 3600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의 올해 목표 실적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15일 에어버스 A321-200 1대를 새로 마련한 데 이어 연내 A320시리즈 항공기 2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달부터 청주~상하이(上海)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국내 LCC 중 중국 노선 최다 운항 자리를 지키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매각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15일 “매각 관련 진행되고 있는 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국내 LCC 5개사는 지난해 국내선 48%, 국제선 9.6%의 시장을 점유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더욱이 최근에는 LCC들의 국제선 확장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기존 대형사들과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CC가 항공시장에서 대형사들과 당당하게 맞서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선과 공급좌석을 늘리는 데만 치우쳐서는 안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항공사 소비자 피해 130건 중 87건(67%)은 LCC 이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 2010년 이후 안전장애건수(1만 운항횟수 기준) 역시 대형사가 3.03건인데 비해 LCC는 4.37건으로 1.44배 많았다.
안전성과 서비스 수준에 대한 우려는 LCC 등장 초기부터 제기됐던 문제지만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듯하다. 더 넓은 하늘길을 열기 위해서라도 안전과 서비스 등 눈에 보이지않는 곳에서도 내실을 다져야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에 업계가 귀를 기울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