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 우리카드 사장, 배구단 사태 딛고 유임 성공할까

이현정 기자I 2013.06.24 10:15:25

-25일 기자간담회 전격 취소
-배구단 인수 불발 수십억 위약금..자진사표 가능성도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지난 4월 출범한 우리카드의 첫 번째 수장을 맡은 정현진 우리카드 사장이 우리금융지주(053000)의 남자 프로배구단 드림식스 인수 포기 등 악재가 겹치며 취임 두 달 여 만에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사장은 조만간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신상품 듀엣플래티늄카드 실적 및 CEO로서 올해 경영 포부 등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대내외적인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일정을 잠정 보류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 발표가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고 배구단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미묘한 시점에 공식 일정을 갖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정 사장이 이순우 신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할 때만 해도 다른 계열사 사장들과 마찬가지로 재신임을 묻기 위한 절차일 뿐 사장에 인선된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임 가능성이 높았다. 정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하겠다고 결심한 시기도 이 맘때 즈음이었다.

하지만 이순우 회장이 최근 민영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 과정에서 우리카드가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배구단을 운영할 여력은 없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 회장이 이팔성 전 회장 시절 결정된 사안을 뒤집으며 당장 선수들이 한 달 앞으로 대회에 출전 조차 못할 위기에 놓이자 날벼락을 맞은 배구업계는 우리카드에 모든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우리카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지주사 내 다른 계열사에 배구단을 넘겨주는 것 뿐이지만 회장이 반대한 배구단을 나서서 인수할 리 없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배구단을 계속 운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6일 오전까지 우리카드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청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갑작스런 배구단 인수 포기 발표가 이팔성 전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 사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또 인사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발표한 것이 이 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우리카드가 계약을 파기하면 법에 따라 당초 우리카드가 내기로 했던 40억원의 1.5배인 60억원의 위약금을 내야한다. 또 최악의 경우 강만수 우리카드 배구단 감독과 코칭스테프 및 선수와 소송을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구단 문제가 스포츠업계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우리카드 영업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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