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도 상당량을 소화한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총 14회, 63일간 22개국 출장길에 올랐다. 업무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출장은 토요일, 일요일을 꼭 끼워서 다녀온다.
강 사장이 이처럼 바쁘게 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목표와 과제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의 목표는 `석유공사를 글로벌 석유개발업체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정부와 국민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최고경영자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CEO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석유공사를 대형화해 글로벌 선진 석유기업으로 도약시키는 것"이라는 게 강 사장의 생각이다.
◇ 목표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공사의 대형화 계획은 그리 녹록치 않다. 오는 2012년까지 하루 생산규모를 5만배럴(2007년 기준)에서 30만배럴로 6배 확대하고, 20억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한 글로벌 석유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세계 95위권인 석유공사의 세계 석유기업 순위도 50위권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꿈 같은 목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첫 가능성은 지난 2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석유기업을 인수하면서 입증되기 시작됐다. 석유공사는 자본부국 페루의 최대 석유기업 페트로테크의 지분 5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페트로테크는 확인 매장량 1억5000만배럴 규모의 생산광구 1개와 기대매장량 6억9000만배럴에 달하는 탐사광구 10개를 소유한 기업이다. 페트로텍 인수로 석유공사의 생산규모는 하루 1만2000배럴, 매장량은 7600만배럴 늘었다. 탐사광구가 성공할 경우 확보 물량은 대폭 늘어난다.
하지만 석유공사에게 페트로텍 인수는 `전초전`일 뿐이다. 석유공사는 하루 20만배럴 규모의 초대형 생산광구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몇가지 후보군을 대상으로 인수 타진에 들어가 있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번에 글로벌 석유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기존 자원개발사업도 소흘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석유공사는 지난해에만 전세계 11개 신규 광구에 참여해 기대매장량을 28억배럴로 늘렸다. 2007년보다 4.6배 성장한 실적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석유개발 사상 최대 탐사광구인 이라크 쿠르드 유전 5개를 확보했다. 쿠르드 유전은 기대매장량만 72억배럴로 우리측 지분이 19억배럴에 이른다. 이는 국내 1년치 원유 도입량의 2.5배에 달하는 것이다. 탐사에 성공할 경우 2012년에는 하루에 5만7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강 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이렇게 강조한다. "중견 석유기업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게 되면 대형화 목표는 머지않은 시일내에 실현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어쩌면 이 목표는 우리가 보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노력한다면 2012년보다 1, 2년 빨리 달성할 수도 있는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 덩치만으론 안돼..시스템을 갖춰라
덩치만 커진다고 글로벌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회사에 걸맞은 조직 시스템과 역량을 갖춰야만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은 취임 이후 `경영시스템 선진화`을 강력하게 추진중이다. 글로벌 수준의 인력, 조직, 기술, 문화를 만들어 장기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석유공사는 세계적인 전문 컨설팅업체인 우드메켄지앤액센츄어(Wood Mackenzie & Accenture)에 `석유개발부문 성장전략` 자문용역을 받기도 했다. 용역결과를 토대로 석유공사는 글로벌 업체에 걸맞는 조직개편과 외국 전문인력 채용, 인력 육성을 위한 경력관리제 도입 등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추진중이다.
우선 석유공사는 민간기업 수준 이상의 실질적인 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해 `성과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조직성과 중심의 보상제도에서 개인과 직원의 역량을 연계한 전략적 차원의 보상제도로 설계함으써 개인별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또 석유개발부문을 2본부 체제로 확대 개편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반면 국내 비축기지건설을 담당하고 있던 건설사업본부는 폐지해 조직의 역량을 개발쪽에 집중했다. 또 사업부문을 지원하는 지원부문 인력은 프로세스 개선과 전문화를 통해 정원의 10%를 감축했다.
대형화 계획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기반은 월활한 자금조달 능력이다. 20만배럴 이상의 초대형 석유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얼마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석유공사는 예산편성과 관리, 리스크 관리 등의 기능을 모두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로 이관해 CFO의 기능을 강화했다.
강 사장은 "석유공사 만큼 국민적 기대와 성원이 집중된 공기업은 없었을 것"이라며 "석유공사의 비전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세계적 국영석유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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