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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9일 8차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6일 7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 선정이 재차 미뤄지면서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는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퇴임한 김진욱(사법연수원 21기) 전 공수처장에 이어 여운국(23기) 전 차장이 떠난 자리에 김선규(32기) 수사1부장과 송창진(33기) 수사2부장이 각각 처·차장 대행을 맡고 있다.
그러나 김 처장 대행이 앞서 검찰 근무 당시 수사기록 외부 유출 혐의로 지난 6일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다음 날 사의를 표명, 추천위가 열리는 29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하면서 대행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김 대행의 사직서가 수리된 뒤에는 차장 직무대행인 송 대행이 처장 직무대행을, 박석일(34기) 수사3부장이 차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지도부 공백과 함께 수사 인력 감소에 따른 업무 중단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는 최근 인사위원회에서 ‘공수처 1기’ 검사들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면서 이종수(40기) 검사 연임은 가결했고 김송경(40기) 검사는 연임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4월 임명 후 오는 4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김 검사는 연임을 희망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으로, 3차례 연임할 수 있다. 연임을 원하는 공수처 검사가 연임희망원을 제출하고,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인사위 재적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대통령에게 연임을 추천한다. 대통령이 해당 검사를 임명하면 연임할 수 있다.
김 처장 대행과 김 검사가 퇴임하면 수사1부에는 공기광(변호사시험 2기) 검사만 남게 된다. 지난해 12월 수사 인력 확충을 위해 수사4부를 신설한 지 두달만에 수사부서 1개가 통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멈춰선 주요 수사…“당분간 정상 기능 어려울 듯”
오는 29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에서 지도부 최종 후보 선정 결론이 난다 해도 대통령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4·10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3월 안에 임명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지난 7차 회의까지 최종 후보에 대한 여야 측 위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면서 새로운 후보를 추가해 논의하기로 한만큼 8차 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공수처가 진행하는 주요 수사도 진척이 없다. 대표적으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관련 수사는 지난해 말 유병호 사무총장을 소환한 이후 후속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수사외압 의혹 수사 역시 지난달 말 국방부 감찰단, 김계환 사령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돌입했지만 이후 주요 피의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외에 1년 6개월 가까이 진행 중인 이영진 헌법재판관의 ‘골프 접대’ 의혹 수사는 당초 이달 말 매듭지을 방침이었지만 지도부 공백에 따라 수사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수장 공백에 따라 당분간 수사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여야가 총선 공약으로 ‘형사 절차 개혁’을 내세운 가운데 공수처 폐지가 공약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존폐 기로에 섰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지휘부 결정 없이 대행 체제로 구속영장 청구, 압수수색, 기소 등 강제수사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기소 검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지난 3년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많은 가운데 차기 처장 자리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정상 조직으로서의 기능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