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동부 적도에 위치한 우간다. 풍부한 수자원과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아프리카의 진주라 불린다.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작 군(9개월)의 삶은 그러나 평범하지 못했다. 호흡이 가쁘고 젖을 빨기 힘들어했으며 몸은 항상 땀에 젖었다. 생후 9개월임에도 몸무게는 4~5개월 수준인 6.8㎏에 불과했다. 태어날 때부터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중간 벽(중격)에 구멍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천성 심장병인 심실중격결손이다. 구멍도 10㎜로 컸다. 자연스레 폐동맥 고혈압과 좌심비대 증상도 보였다.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자국 의료 수준은 낮았고 비용적 여력도 없었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는 생후 2개월 정도 수술해 치료한다. 심부전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해 합병증을 막고 정상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반대로 1년가량만 방치하면 수술로 치료할 시기를 아예 놓치게 된다. 폐쇄성 폐질환인 아이젠멩거 증후군으로 악화해 시한부 삶을 살게 된다. 체념한 채 시한부 삶을 받아들일 때 즈음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아이작 군은 (사)글로벌사랑나눔(성락성결교회) 후원으로 이역만리 떨어진 대한민국 심장전문병원 부천세종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해 최근 고국으로 돌아갔다.
보호자 레이첼 씨는 “아이가 지구 반대편에서 새 삶을 찾아서 꿈만 같다”며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후원인과 의료진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병원장 이명묵)의 해외 의료나눔 손길이 이역만리 아프리카 우간다에도 닿았다. 환자의 지리적 한계와 경제적 어려움은 개원 후 41년간 이어온 세종병원 의료나눔 정신과 후원인의 숨은 역할 덕에 극복 가능했다.
주치의 김성호 과장(소아청소년과)은 27일 “수술이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며 “어린 나이에 멀리까지 와 힘든 수술을 이겨낸 아이작의 밝은 미래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 우리나라도 외국 의료의 도움을 받는 처지였는데, 여력이 있는 이제는 해외 의료나눔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직접 수술을 해 주며 돕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현지 의료진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천세종병원은 지난 1982년 개원 후 현재까지 국내 1만3천여명·해외 1천600여명의 심장병 환자들에게 수술 등 의료나눔을 펼쳤다.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개발도상국 내 의료진을 직접 찾아가거나 해외 의료진을 우리나라로 초빙해 활발하게 역량 강화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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