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등 글로벌 빅샷 만난 JY…'뉴삼성' 비전 다져

최영지 기자I 2023.05.14 15:08:09

"웰컴 테슬라" 10일 실리콘밸리서 머스크와 첫 면담
혁신기술 토대 '문샷' 사업 가시화 주목
22일간 매일 한 명씩 빅샷 만나 삼성 미래 구상
"글로벌 네트워크 가동해 신사업 전략 모색"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간 장기 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글로벌 기업 수장들을 연달아 만나 첨단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뉴 삼성’ 구축에 힘을 쏟은 행보로 읽히며 곧 과감한 혁신을 토대로 한 ‘삼성식 문샷’ 사업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귀국 직전 실리콘밸리서 머스크와 ‘첫 회동’…삼성 문샷 나오나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CEO를 만나 완전자율주행차 반도체 공동개발뿐 아니라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T) 개발을 위한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회장과 머스크 CEO가 별도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부터 22일간 역대 최장 출장을 통해 20여명의 글로벌 기업인을 만났는데, 머스크 CEO와의 회동을 마지막 일정으로 소화했다.

삼성 측에선 이 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등이 함께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 미주총괄 사옥.(사진=삼성전자)
이번 면담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테슬라 등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어 자율주행 카메라 및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모빌아이의 고성능 반도체도 위탁생산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IT업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머스크 CEO를 만난 만큼 미래지향적인 기술혁신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문에 이 회장의 ‘삼성식 문샷’ 사업 구상이 나올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샷이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과감한 혁신 기업을 일컫는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뿐 아니라 △차세대 위성통신(스타링크) △우주탐사(스페이스X) △차세대 모빌리티(하이퍼루프) △인공지능(뉴럴링크·오픈AI) 등 첨단 기술 분야의 혁신 기업들을 이끌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 기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 첫번째)와 한 일식집에서 식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쳐
◇美 동서부 횡단…글로벌 빅샷 만나 ‘뉴 삼성’ 기틀 굳혀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출국해 미국 동부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ICT 클러스터를 횡단하며 20여개 글로벌 기업 CEO를 만나 △바이오·제약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을 두루 살피고 돌아왔다. 이 회장이 미국에 머문 22일은 지난 2014년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래 역대 해외출장 최장기간이다.

10일 한 일식집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AI 반도체 관련 시너지 창출 방안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매일 한 명 이상 CEO를 만나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단절됐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서로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유례없이 길었던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이 삼성의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고 뉴 삼성 비전의 기틀을 굳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바이오, 전장용 반도체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미국 기업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 회장이 직접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신사업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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