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한국작가회의는 14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특정작가와 작품을 정치적 이유로 지원에서 배제했다는 의혹과 관련, “오만과 횡포가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맹비난했다.
작가회의는 이날 성명서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올해 예술인지원사업 집행 과정에서 저지른 일탈행위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문학창작기금 희곡부문 지원사업 심의에서 1위로 통과한 이윤택 씨의 희곡 ‘꽃을 바치는 시간’의 탈락과 연극부문 창작산실 지원사업에서 박근형 연출가의 작품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의 지원 배제와 관련, “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처럼 과도하게 지원사업에 개입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형 연출가의 경우는 이전 작품에서 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사실과 관련이 있으며 이윤택 연출가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지지연설을 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게 중론”이라며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면 정당하게 심의를 통과했다고 해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폭력적 행태를 단면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이라고 규정했다.
작가회의는 “이는 명백히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국가권력이 예술작품을 사전검열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며 “문화예술정책이 총칼로 문화예술의 자유를 억압하고 비판적 의견을 압살했던 독재정권의 시절로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밀실에서 정권의 입맛에 따라 문화예술의 가치를 재단하는 일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정권을 등에 업은 두루뭉술한 해명으로 이 사태를 넘기려 한다면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진리의 추구라는 예술가의 소명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