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실적 부진이 `가격은 저렴해도 꾸준히 성능을 향상시킨 중국 업체에 밀렸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또 `갤럭시S3` 이후 제대로 된 혁신을 담은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했다며 “이제는 진정한(truly) 혁신을 보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영국 경제매체 FT는 9일(현지시간)자 지면에서 `삼성의 전략은 더이상 스마트해 보이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삼성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의 부진”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를 통해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5%, 영업이익은 24.4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 이후 최저이며, 시장 전망치 8조원을 상회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1년 말 25%에서 현재 18%까지 하락했다.
가뜩이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저성장기로 접어든 상태다. 올해 전망되는 성장률은 15%로 작년(33%)의 절반수준이다. 그나마 성장 여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은 삼성이 넘어야 할 벽을 보여준다.
베런버그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샤오미 같은 신생업체들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반에만 해도 애플 ‘짝퉁폰’으로 취급받았던 샤오미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끊임없는 질 향상으로 작년까지 1900만 톤에 달했던 수출량이 내년에는 1억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샤오미가 중국에서 출시한 태블릿 미패드(MiPad)의 경우 판매 시작 4분만에 매진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아이패드 미니와 동일한 7.9인치 화면 크기와 해상도(2048x1536픽셀)를 지녔지만 반면 가격은 훨씬 저렴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보인다.
FT는 삼성이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제품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삼성 내부자도 최근 나온 갤럭시 S5가 이전 제품들에 비해 특이사항이 없다는 지적 때문에 내부에서 이미 말이 많았다고 시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이 가장 최근 보여준 혁신적인 제품은 `갤럭시S3`가 마지막이었다고 비판한다.
물론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당시 현재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스마트 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성장 여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스마트 제품 개발이 가까운 미래의 실적 개선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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