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국제유가 수준에 맞춰 항공운임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올 들어 큰폭으로 올랐다. 특히 장거리노선의 할증료가 크게 뛰었다. 미주노선과 유럽·아프리카가 기존 262달러에서 각각 308달러, 296달러로 18%, 13% 상승했다.
미주와 유럽 유류할증료는 2010년말만 해도 100달러에 불과했다. 일년새 3배 넘게 뛴 셈. 인천~LA노선을 이용할 경우 항공운임이 220만~270만원선(대한항공(003490) 기준)인데, 여기에 더해지는 유류할증료가 10만원대에서 35만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할증료가 크게 오른 이유는 국제유가가 급등한데다 올해부터 국토해양부가 부과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다. 일본, 중국 등 단거리노선의 유류할증료가 내린 반면 장거리는 많이 뛸 수밖에 없었다.
할증료 급등으로 직항 노선 운임이 경유노선보다 저렴한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한 관계자는 "한번 갈아타는 경유노선 운임이 직항보다 싼 것이 당연한데, 부과되는 유류할증료 폭이 커지면서 직항노선과 별 차이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당연히 부정적이다.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낸 김진성씨(43)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 환율 급등에다 할증료까지 올라 연말을 가족끼리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했다"며 "할증료 부과 기준에 환율 변동까지 포함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럽 여행을 전담하는 서울의 한 중소여행사 대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다 항공운임 급등이 겹치며 고객 모집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흑자를 내는 항공사들이 중소형 여행사를 배려해줬음 좋겠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미국이 이란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당장 국제유가가 급변할 조짐이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시키면 중동산 원유의 물류 루트가 막히며 우회비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달러-원 환율이 현재보다 더 오를 것이란 외국계 투자은행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 모건스탠리, BOA메릴린치 등 20개 IB는 1분기 달러-원 환율이 평균 1167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