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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유전육종과 김명기 박사는 가까운 미래에 개인의 영양과 건강상태에 따라 쌀을 골라 먹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쌀 소비량이 줄고 건강기능식품 소비는 늘어나는 시대적 트렌드에 따라 쌀 섭취 패턴도 이렇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 농림부 쌀소비촉진팀 이주영 사무관도 “기능성 쌀에 대한 연구지원비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더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쌀이 머지 않아 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신여대식품영양학과 최인덕 교수는 “한국인의 주식(主食)인 쌀에 개인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 성분을 첨가할 수 있다면 번거롭게 영양제를 챙겨 먹지 않아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기능성 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고, 현재까지만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능성 쌀은 보통 세가지 방법을 통해 만들어진다. 첫째, 특정 성분이 강화된 쌀을 만들기 위해서 해당 성분이 많이 든 품종끼리 교배시켜 새 품종을 만드는 방법이다.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과는 다르다. 둘째는 살을 씻은 다음 클로렐라나 키토올리고당, 칼슘철분 등 특정 성분을 추출해 농축시킨 용액에 담가 놓았다가 특수 열처리해 코팅시키는 방법이다. 밥을 지을 때 살을 씻으면 코팅된 성분이 제거되므로, 씻지 않고 밥을 짓기 위해 쌀을 먼저 씻은 뒤 코팅을 한다. 기능성 쌀의 80% 정도가 코팅 제품이다. 셋째, 쌀에 버섯 등의 균사체를 도포하는 방법이다. 쌀에서 버섯 등의 균사체가 배양이 돼 원하는 특정 영양 성분을 얻을 수 있다. 상황버섯쌀, 동충하초쌀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런 기능성 쌀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양창인 박사는 “버섯 균사체를 쌀에 배양시킨 제품의 경우 버섯 효능이 그대로 쌀에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보통 밥 한 그릇에 버섯 성분이 10% 정도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다른 기능성 쌀들도 아직 임상실험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웬만한 건강기능식품만큼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나와있는 기능성 쌀은 약 20여 가지다. 가격은 일반 쌀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이상 비싸다. 코팅 쌀의 경우, 1㎏당 약 9000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정회사의 버섯 쌀은 1㎏당 13만원까지 한다. 시장은 아직 그리 크지 않다. CJ쌀가공연구팀 이창용 팀장은 “전체 양곡 시장 규모가 11조원인 것을 감안할 때 기능성 쌀은 150억~200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은 기능성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쌀 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미순(43)씨는 “일선 학교 영양사들이 기능성 쌀을 많이 찾는다. 배송 지역 통계를 내 보면 서울 강남 지역인 경우가 많고 한번 주문한 사람은 한달 단위로 계속 주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팀장은 “현재는 기능성 쌀 시장이 적지만 기술개발이 워낙 빨리 진행되고 있어 대량생산 될 수 있다면 2~3년 내에 1000억 정도의 시장규모로 확대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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