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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거지를 옮기더라도 기존 생활권과 멀어지지 않는 ‘인접 이동’이 두드러집니다.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사람 가운데 가장 많은 이동 경로는 은평구→고양시였습니다. 5년여간 3만7094명이 이동했습니다. 이밖에 송파구→하남시, 강동구→하남시, 송파구→성남시 등 서울과 맞닿은 경기 지역으로의 이동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은평과 고양, 강동과 하남, 강서와 김포, 노원과 의정부처럼 행정구역은 달라도 생활권이 이어지는 지역입니다. 주소지는 경기도로 바뀌지만 출퇴근이나 통학, 소비생활 등은 기존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기 비교적 쉽습니다. 서울을 떠나야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생활권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집값 차이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서울에서 같은 크기의 아파트를 구하기 어려운 실수요자에게는 행정구역 경계를 넘는 것만으로 매입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맞닿은 경기 지역은 서울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서 주택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이 됩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경기도로의 인접 이동이 가장 많았던 은평구의 ㎡당 매매평균가격은 8월 기준 1233만원인 반면 고양시는 625만원에 불과합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해 송파구는 2879만원인 반면 하남시는 1416만원, 성남시는 1841만원 수준입니다. 경계선만 하나 넘어갔는데 주택 가격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탈서울’ 이동이 결혼과 출산, 내 집 마련 수요가 본격화하는 시기와 겹치는 2030세대에 집중된 점도 눈에 띕니다. 올해 1~8월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사람 가운데 30대가 5만5392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4만3332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서울을 떠났지만 멀리 가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어 보입니다. 집은 경기도에 마련하더라도 직장과 학교, 가족과 익숙한 생활 기반까지 한꺼번에 옮기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높은 집값에 밀려 서울의 경계는 넘었지만, 생활의 경계까지 넘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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