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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다시 오르는 유가, 언제까지 ‘국제시세표’에 가슴 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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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7.2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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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다. 이달 초 배럴당 70달러 초반까지 내려갔던 유가는 중동 정세 악화로 몇 주 만에 90달러를 넘어 1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우려는 여전하고, 홍해에서는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재개되며 해상 물류 불안까지 커지고 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는 불안한 국면이다.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국제유가 급등이 곧바로 물가와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전기료와 가스요금, 운송비를 줄줄이 밀어 올린다. 제조업은 생산비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들은 고물가를 떠안는다. 그때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거나 비축유를 방출하는 식의 뻔한 단기처방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이런 임시방편으로는 고유가 파고를 이겨낼 수 없다.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국제 시세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천수답 대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안도하고, 치솟으면 허둥지둥 반복되는 대책을 찾는 일이 되풀이된다. 에너지 안보를 시장 운에 맡겨서는 안 된다. 이제 좀 더 근원적이고도 장기적인 에너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갖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주축은 원전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도 필요하지만, 간헐성과 계통 안정성 문제를 감안하면 원전 중심의 에너지 믹스가 불가피하다. 해외 자원개발과 에너지 외교도 다시 강화해야 한다. 유전과 가스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며, 산유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넓혀야 한다. 국제정세가 급변할수록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경제안보의 핵심이다. 해외자원 개발 자체를 기피했던 과거 분위기에서 벗어나, 철저한 사업성과 위험관리를 전제로 치밀한 자원 확보 전략이 다급하다.

에너지 절약 역시 효과적인 에너지 정책이다. 산업계는 고효율 설비 투자와 공정 혁신을 확대하고, 정부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가정과 상가에서도 냉난방 효율을 높이고 과소비를 줄이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값싼 에너지 시대는 끝났다. 유가가 오르면 온 나라가 ‘국제시세표’만 보며 가슴 죄는 구조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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