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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도시건축공동위원회(공동위원회) 수권소위를 열고 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 마곡동767-4·5 일원 2만810㎡ 용지 내 들어서는 건축물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허용 용도에 오피스텔을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서울시는 “오피스텔을 허용하는 용도계획과 이에 따른 주차장 확보기준을 변경하는 주민제안 내용”이라며 “마곡 지구 내 생활숙박시설 및 오피스텔 현황분석을 통해 도시환경 및 지역여건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지난달 25일 공동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용도 변경에 따른 주차장 확보 기준도 변경하라는 취지로 보류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사인 마곡마이스PFV는 기존 롯데캐슬 르웨스트 주차장 내 빈 공간을 활용해 주차 대수를 늘리는 한편 인근에 함께 사업시행을 맡은 상업시설의 주차장을 야간에 공유키로 하는 등 오피스텔 기준에 부합하는 주차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생숙에서 오피스텔로 용도가 변경된 데 따라 감정평가도 달라지면서 마곡마이스PFV는 올라간 가치를 산정, 150억원 가량을 기부채납격으로 공공기여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각고의 노력 끝에 서울시의 전향적 결정을 끌어내면서 롯데건설은 수분양자들과의 갈등, 잔금 미납 등 여러 골칫거리에서 벗어나게 됐다.
시공자이자 사업시행사 최대주주(지분율 29.9%)이기도 한 롯데건설은 올해 4월 상당수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사기분양 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 리스크부터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시공·시행사와 분양대행사가 실거주할 수 있다고 속였다”는 이들 수분양자들의 주장에 롯데건설은 “주택용도로 활용할 수 없음을 명시했고 확약서도 징구받았다”고 맞서고 있는데, 이번 용도변경으로 갈등 요소가 사실상 사라져서다.
특히 올해 말부터 생숙을 주택용도로 활용할 시 시가 표준액의 10%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는 부담에 잔금 납부를 포기하는 수분양자들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던 와중이었다. 이 경우 이들 수분양자들이 갚지 못한 중도금 대출과 납부하지 못한 잔금을 사업시행사가 대위변제해야 하며 시공사 역시 약속된 공사비를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이번 용도변경으로 롯데건설은 행여 떠안을 뻔했던 ‘대출금 폭탄’을 피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용도 변경은 서울 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전국 생숙 수분양자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생숙 수분양자들은 올해 말 이행강제금 부과를 앞두고 최근 정부에 적극적인 용도 변경 또는 생숙의 준주택 포함 등을 강력히 요구하며 연일 길거리 집회를 감행하고 있던 터다.
전국 생숙 10만여실 중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건 단 1000여실에 불과한 실정인 만큼 이번 롯데캐슬 르웨스트 사례가 다른 생숙으로 확대될지가 관심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부가 최근 주택 공급에 팔을 걷어붙이며 그린벨트 해제, 정비사업 속도 등을 내세웠지만 실제 혜택을 누리기까진 3~4년이 걸린다”며 “형평성을 고려해 최소한의 건축 기준에 부합하는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해주는 것이 단기적으로 주택공급 문제를 해결할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