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여권 일각에서 이르면 오는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집단지도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도부 체제 개편은 당 권력 분산과 당정관계 재구축을 위한 일환이다. 현행 당 대표 1인 중심의 수직적 구조의 찍어누르기식 권한을 여러 최고위원으로 분산하는 차원이다. 앞서 단일 지도체제하에서는 이준석·김기현 전 대표가 각각 궐위, 자진 사퇴 등 공백 상황에 당 지도부가 삽시간에 무너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또 직전 3·8 전당대회 당시 당권에 도전했던 나경원·안철수 후보가 용산 대통령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결국 윤심(尹心)이 향한 김기현 전 대표가 당선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에서 1위만 살아남기 때문에 당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결국 뒷선으로 빠지고, 영향력이 크지 않은 초선이나 원외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당의 얼굴로 빈약하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당 대표를 견제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여러 중진급이 (당 지도부로) 들어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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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낙선자들 사이에서도 건강한 당정관계 구축과 민심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도부 체제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은 편이다.
4·10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해 낙선한 이혜훈 전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원외 조직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 하나의 출력 스피커만 있고 다양한 목소리가 강력하게 나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용산 대통령실의 뜻만 받들어 일사분란하게 가는 당이 아니라 건강한 논의가 이뤄지는 균형 있는 당이라는 걸 알려줄 수 있는 고출력 스피커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집단지도체제가 오히려 단 통합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대표 권한을 분산시킬 경우 인사권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2014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시절 집단지도체제가 출범했지만 공천 파동 사태로 ‘식물 대표’, ‘봉숭아 학당 최고위원회’, ‘콩가루당’이라는 오명을 쓰며 20대 총선에서 패배한 전례가 있다.
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공백인 상황에서 수도권-영남 등 지역별, 공천 탈락 후보자와 당선인, 낙선자 간 갈등이 혼재돼 있다. 지도부 체제 개편은 당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며 “좀 더 총의를 모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