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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몬순’은 계절풍을 뜻하는 단어로 비를 동반한 바람이다. 예외 없이 모두의 몸을 통과하고 흠뻑 적신다. 작품은 전쟁의 참상에 고통 받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주변부,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은 일상이 지속되는 곳에도 파편처럼 스며든 전쟁의 그림자를 그린다.
이번 작품은 무대 영상을 이용해 동시대 전쟁과 미디어의 관계를 드러낸다. 3D 게임 영상, ZOOM 수업, 인터뷰 영상, 화상 통화 등 우리 삶과 밀접한 미디어를 무대 장치로 적극적으로 개입시켜 전쟁을 일으키는 물밑의 ‘자본주의적 흐름’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다. 미디어로만 보는 ‘먼 곳의 전쟁’이 실제로는 우리 가까이 영향을 미치는 전 지구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환기한다.
이소연 작가는 “전쟁을 기준으로 지금 내가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있었는지를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고 작의를 밝혔다.
4월 16일 공연 이후 이소연 작가, 진해정 연출이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티켓 가격 전석 3만 5000원. 15일부터 국립극단 홈페이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