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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최고위원의 경우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중 ‘비명계’(非이재명계) 인물은 ‘친문’인 고민정 의원 한 명뿐이다.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모두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재명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거나 이 대표를 보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인물들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임선숙·서은숙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임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욱 전 대변인의 배우자고, 서 최고위원은 8·28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 캠프의 부산 선거 운동을 책임졌다. 즉, 고 의원을 제외한 모든 최고위원이 ‘친명’ 인사들로 채워진 셈이다.
다른 당 지도부도 이 대표의 측근으로 포진됐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된 ‘7인회’의 멤버인 김병욱·김남국 의원을 각각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과 미래사무부총장으로, 문진석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대선 기간 이재명 캠프에서 중직을 맡았던 조정식 의원과 이해식 의원에게는 각각 사무총장과 조직사무부총장의 중책이 맡겨졌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을 하며 통합을 강조했지만,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친명계가 약진하는 사이 친문계의 모습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미국행을 택했고, 다른 대표적 친문 의원들도 다소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공세와 ‘김건희 특검’으로 대표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격에 힘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년 후 총선을 위한 공천의 권한이 이 대표에게 있고,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공천 학살’의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던 만큼 확실한 친정 체제를 구축한 이 대표와 다음 총선을 기약하는 친문계의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