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여러 매체를 통해 “오늘 (박 전 대통령이) 입은 코트는 예전 검찰에 출석할 때와 영장 심사에 출석할 때 입은 코트와 동일한 것”이라며 “이 코트를 입고 구치소로 갔고, 따라서 옷 등 물품이 영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되면서 영치된 물품들이 제게 왔고, 제가 당시 입으셨던 옷들을 드라이해서 잘 보관하고 있었다”며 “그러다 오늘 투표장에 가기 위해 신발과 함께 코트를 건네드려서 입은 것이지, 여권 성향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런 의도가 있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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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박 전 대통령은 남색 코트를 입었고, 여권 인사로 분류되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남색은 영어로 딥 블루(Deep blue)로 짙고 깊은 파란색”이라고 해석했다. 파란색은 민주당의 당색으로, 박 전 대통령이 의상으로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도 “박근혜 ‘남색 옷’ 입고 투표, 홍준표 ‘파란 마스크’ 쓰고 투표, 속마음(을) 드러낸 것일까”라고 했다.
이 같은 해석은 박 전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악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불허한 것이 아니라 형집행정지 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야 했고, 위원회 전문가들이 사유가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적 의도나 개인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의 허리 통증이 수형생활을 지속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고 봤다.
또 투표에 참여할 때 정계 인사들은 주로 자신이 속한 당의 당색과 같은 넥타이, 머플러 등 의상을 선택한다. 전날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도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빨간 스카프와 빨간 양말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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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특별사면·복권으로 선거권이 회복돼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대구 달성군에 사저를 매입해 전입신고를 마쳤다.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일과 사저 입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비공개로 투표를 마치고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예고한 대국민 메시지가 대선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