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카페인줄 알고 들어갔더니 속옷이…비비안 플래그십 스토어

윤정훈 기자I 2021.11.07 13:58:57

속옷 브랜드 비비안 압구정 로데오에 플래그십 공간 오픈
‘낮에는 카페, 밤에는 펍’으로 운영하는 1층 카페브이
2층은 비비안·캐주얼 브랜드 그라운드브이 등 쇼룸
아이오케이와 협업한 이벤트도 향후 고려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뭘하는 공간인지 많이 물어보세요.”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 가운데 자리잡은 카페브이는 낮과 밤이 다른 특이한 공간이다. 정식 오픈일인 지난 5일 이곳에서 만난 김선민 카페브이 매니저는 “낮에는 에스프레소 카페였다가 오후 6시부터는 샴페인과 와인을 마시는 펍 공간으로 바뀐다”고 소개했다.

이곳은 국내 대표 속옷 브랜드 비비안이 2030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만든 플래그십 스토어다. 그레이 톤 벽지와 자연 채광이 어우러지는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통해 캐주얼한 공간으로 탄생했다.

지난 31일 할로윈 콘셉트 인테리어를 가미한 카페브이 1층 전경(사진=카페브이)
이곳을 방문한 한유리(29·여)씨는 “카페 분위기와 실내 인테리어가 예뻐서 들어왔다”며 “속옷 브랜드가 만든 곳인지는 와서 들었다”고 말했다.

1층 카페브이의 홀 가운데는 시그니처 스피커가 매달려있는데, 스피커 위로 천장을 개방해 2층이 살짝 엿보이는 구조다. 카페나 펍을 찾은 고객이 2층 공간에 궁금증을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는 생크림과 우유가 블렌드된 비엔나 커피 ‘아인슈페너 너츠홀릭’다. 에스프레소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맛볼 수 있게 시그니처 블랜드를 개발했다. 너츠류 고소함에 초콜릿 맛, 산미가 곁들어진 원두가 특징이다.

2층은 비비안을 비롯해 바바라, 샹텔, 에버제이, 메이, 플루토 등 해외 프리미엄 란제리 브랜드 인기 제품 등이 전시된 쇼룸이다. 이외 올해 7월 비비안이 론칭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그라운드브이도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2층에도 테이블을 곳곳에 배치해 1층에서 음료를 주문한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여성 화장실을 2층에 배치해 카페나 펍을 즐기는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었다.

카페브이의 마카롱과 에스프레소(사진=카페브이)
비비안은 올해 초부터 2030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공간을 고민하다가 요 몇 년 사이 인기를 끌고 있는 에스프레소 카페와 접목시켰다. 속옷 판매와 상관없이 브랜드를 알리기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는 입장이다.

비비안은 이곳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2030과 소통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예소속사를 운영하고 있는 관계사인 아이오케이와도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아이오케이는 배우 조인성과 고현정의 소속사로 ‘강철부대’에 출연했던 미술가 육준서, 걸그룹 시크릿 출신 전효성 등이 소속돼 있다.

카페브이 2층에 비비안 속옷이 전시돼있다(사진=윤정훈 기자)
비비안은 기존 속옷에서 벗어나 캐주얼, 이지웨어 등 트렌드를 반영한 라인업을 추가하며 변신에 나서고 있다. 올해 7월 론칭한 그라운드브이도 유니섹스, 원마일 웨어, 에슬레져 등을 선호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편한 속옷을 입는 2030을 공략하기 위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 나나핏을 론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나핏의 여성용 사각팬티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인기다.

이 같은 리브랜딩에 힘입어 비비안은 올해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했다. 비비안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대비 473.8% 증가한 13억9322만원이다.

비비안 관계자는 “비비안과 바바라는 그간 백화점 매장 위주로 입점했기 때문에 이런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2030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려고 한다”며 “압구정 매장 반응을 살핀 이후에 다른 지역에 추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드는 것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비비안플래그십스토어 1층 카페브이 전경(사진=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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