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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黨 "방역 아닌 '코로나 계엄령'"…애먼 시민들만 발 묶여

김대연 기자I 2021.08.15 17:57:45

국민혁명당, 15일 종로구 일대서 기자회견
"합법적 '걷기', '산책' 했을 뿐…방해 말라"
당원과 경찰 간 갈등 격화…시민 통행 불편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합법적인 ‘산책’이다! 이게 방역과 무슨 상관이냐!”

“매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의 자유를 향한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광복절 황금연휴 둘째날인 15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방역당국의 집회금지 조치에도 기자회견을 잇따라 개최하면서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거센 충돌이 빚어졌다. 서울 종로·광화문 일대에서는 태극기를 흔들며 ‘8·15 1000만 국민 걷기운동’을 이어가는 당원들과 경찰 간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국민혁명당이 ‘8·15 광복절 기념 국민걷기운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
국민혁명당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8·15 광복절 기념 국민 걷기운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통행을 막자 급하게 당주동 새문안교회 앞으로 장소를 바꿨다. 전 목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혁명당 측은 “광복절 도심 봉쇄·통행차단 등 불법행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김창룡 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오는 17일 국가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체 관계자는 “국민혁명당은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며 “집회·시위도 안 하고 자발적으로 국민들이 모여서 산책했을 뿐 전혀 위법사항이 없었다”며 합법적인 ‘걷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문수정 국민혁명당 변호사는 “우리가 살인·방화·약탈이라도 했냐”라면서 “평화적으로 기자회견하고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걷기’, ‘산책’을 했는데 지금 최소 164명의 경찰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후 4시에는 종로4가 사거리 효성주얼리시티 상가 앞으로 장소를 옮겨 발언을 이어갔다. 이동호 국민혁명당 사무총장은 “(정부는) 전광훈 대표와 광화문 광장으로 나온 애국 시민들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주범이 될 거라고 협박한다”며 “광화문 일대를 차벽으로 철벽처럼 막았지만 굴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계엄’이라는 성은 뿌리에서부터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 자유의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갈 것을 알렸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성주얼리시티 인근에서 ‘1인 걷기 운동’ 참가자들이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
당 관계자들이 회견문을 낭독하는 과정에서도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간 충돌은 계속됐다. 참가자들은 “당신이 무슨 권리로 막냐. 통행의 자유가 있다. 절대 굴복하지 말자”라며, 경찰에게 “손대지 말라. 계속 손대면 폭행”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밀집하지 말고 신속히 귀가해달라.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한 곳에서 구호를 제창하면 안 된다”고 경고방송을 재차 이어갔지만 양쪽의 갈등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특히 종로4가 사거리에서 경찰과 충돌이 거세지자 일부 시민들은 통행에 불편함을 토로했다. 시민들은 경찰에게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나”, “왜 통행을 막아놓은 것이냐”, “왜 우리만 이렇게 빙빙 돌아가야 하냐”며 불만을 내비쳤다.

경찰은 이날 진행된 모든 집회·시위를 ‘변형된 1인 시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최대 186개 부대와 가용 장비를 동원하고 시계와 한강 교량, 도심 등 81개소에 임시검문소를 운영했다. 경찰은 “여러 단체가 추진하는 집회·행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방역 기준을 위반하는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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