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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이날 오후 5시 37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베트낭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통시통역기를 여러 차례 확인하는 재치만점의 센스를 선보였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시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님, 베트남 다낭에서 APEC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한 데 대해 아주 기쁘다”며 “금년 7월 우리는 베를린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후 “잘 들리십니까 여러분? 잘들리십니까?”라며 문 대통령의 통시 통역기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의 번역기가 세팅되자 “네, 좋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나 아주 기쁘다. 함께 APEC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다시 만나 의견을 교환하게 돼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차 한중 정상회담 당시의 에피소드를 시 주석이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제1차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시간이 촉발해 동시통역기를 사용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동시통역기가 고장이 나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것. 시 주석은 인사말을 건네던 도중에 “잘 들리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앞부분 들으셨나요? 소리가 있나요?”라고 거듭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부분을 제가 좀 못 들었다”고 말했고 회담에 배석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본인의 동시통역기를 문 대통령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면서 아찔했던 상황이 마무리된 바 있다.
다만 시 주석이 이날 모두발언 중 도입부를 반복한 것은 문 대통령의 통역기 고장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의 통역기가 세팅 중인 과정에 시 주석이 먼저 발언하면서 발생한 에피소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