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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으기 시초…109돌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만난다

김미경 기자I 2016.09.04 11:59:18

국채보상운동기록물 특별展
이달 18일 서예박물관서 전시
구한말 관련 기록물 50여점
부산·대전·광주 등으로 순회

대한매일신보영수증(소장처=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나라가 망하면 민족도 따라서 진멸(죽여 없앰)된 것으로…갚으면 나라가 보존되고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는 형세…2000만 동포로 하여금 3개월 기한하여 매달 20전씩 거둔다면 거의 13000만원이 되겠습니다.”

구한말(1907년). 국채를 갚고 국권을 지키기 위해 하층민·지식인, 여성과 기생, 심지어 도적까지도 십시일반 힘을 보탠 전 국민적 기부운동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 운동은 1997년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그 정신이 계승되기도 했다.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지 올해로써 109년.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큰 줄기였던 시민 운동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이달 18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국채보상운동기록물 특별전-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다.

이번 전시는 서울 예술의전당을 출발해 부산, 대전, 광주 등으로 순회 전시할 계획이다. 전시품은 발단, 전개, 확산, 결말을 이해할 수 있는 엄선된 50여점의 유물과 국채보상운동에 적극 참여한 안중근, 이준 유묵을 선보인다.

참가자들의 성금액과 이름을 기록한 장부, 각 지역 간 주고받은 서신, 모금조직구성 등을 적은 수기, 당시 국채보상운동의 실상을 전한 신문, 잡지 등 언론 기록물, 국채보상운동 관련 일본정부의 기록물 등 50여점을 모았다. 당시 은반지, 은비녀 모으기 등을 통해 여성들도 활발하게 참여했으며 ‘술 안 마시기’, ‘담배 안 피우기’ 등의 방법으로 기부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자 고종도 금연에 가세하기도 했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의 배종수 이사는 “국채보상운동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사건인데다 독립운동의 큰 물줄기였다”며 “운동의 발단부터 최종 결과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세계가 부채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데 국채보상운동은 외채를 극복하기 위한 운동으로서 세계사에 유례없는 독특한 성격을 띠고 있다”며 “최초의 언론 캠페인이자 전국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나선 여성운동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안중근은 1907년 2월 평양에서 뜻있는 선비 1000여명을 보아 연설하고 의연금을 모았다. 또 자청해 대구 국채보상운동본부의 관서지부장이 되기도 했다. ‘헤이그 특사’로 알려진 이준 역시 전국의 국채보상운동을 총괄하기 위한 통합기구 격인 국채보상연합회의소 소장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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