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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두려운 당뇨 환자, 혈당관리에 특히 신경써야

이순용 기자I 2014.06.17 09:36:12

당뇨 합병증 당뇨발-오십견 주의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당뇨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엔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당 수치를 급격히 올리는 과일이나 각종 음료를 많이 섭취하게 돼 혈당 관리가 어려워 당뇨 합병증의 위험도 높아진다.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은 당뇨발이다. 습도가 높고 맨발에 샌들을 착용하는 등 발에 염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 어깨 역시 조심해야 할 부위다. 당뇨를 앓으면 혈액 속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늘어나 일반인보다 오십견이 생기는 비율이 높다. 잦은 야외활동으로 어깨에 무리가 가면 오십견으로 이어지기 쉽다. 당뇨 환자에게 발생하는 정형외과 질환은 치료가 까다로우므로 예방이 최우선이다.

◇발 감각 둔해지고 물집 생기거나 색 변하면 당뇨발 의심

당뇨는 질환 자체보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철에는 발 관리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 맨발에 샌들을 신고 활동하거나 습도 자체가 높아 상처나 염증이 생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는 발 부분에 감염이나 궤양, 괴사, 신경병증 등이 나타나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인 이른바 당뇨발을 조심해야 한다. 당뇨 환자의 약 20%는 당뇨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이태연 날개병원 원장은 “당뇨 환자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족부에 괴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말초신경이 손상될 위험도 커져 감각이 둔해지고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져 작은 상처에도 빨리 감염되고 치료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발에 가벼운 상처만 입어도 급속히 상태가 악화돼 궤양으로 진행되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당뇨발에 걸리면 초기에는 발이 저리다가 점차 통증이 심해지고 감각이 둔한 느낌을 받게 된다. 때문에 상처가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하므로 발을 항상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에는 맨발로 슬리퍼나 샌들을 신는 경우가 많은데 당뇨 환자라면 앞뒤가 뚫린 샌들은 피하고 반드시 양말을 신어 발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해서 돌아온 후에는 미지근한 물에 발을 깨끗이 씻고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말린 다음 상처는 없는지 관찰해야 한다. 통증이 없더라도 물집이나 굳은살이 생겼거나 발 색깔에 변화가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혈당 조절 잘 안 되면 어깨 통증도 심해져… 오십견 환자 7명 중 1명은 당뇨

당뇨발 외에 당뇨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정형외과 질환으로는 오십견도 있다. 당뇨발보다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당뇨는 오십견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실제로 오십견 환자 7명 중 1명이 당뇨를 동반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날개병원이 최근 오십견 환자 235명을 조사했더니 전체의 15.3%인 36명이 당뇨를 갖고 있었다. 이는 당뇨가 있는 경우 혈액 속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태연 원장은 “오십견은 당뇨나 갑상선 질환 같은 내분비 질환으로 인해 생기거나 발병이 앞당겨지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 환자가 오십견에 걸리면 혈당이 계속 높게 유지되어 염증 조절이 잘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치료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한다. 여름철엔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어깨를 무리해서 쓰는 일도 많아지는데 이때 어깨 통증이 오십견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무리한 활동은 자제한다. 또한 틈나는 대로 어깨를 돌려주거나 기지개를 켜는 등 어깨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초기에 발견하면 휴식이나 찜질 등으로도 증상이 좋아지지만 중기에 접어들면 약물이나 주사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 환자는 일반인보다 치료가 더욱 어려울 수 있으므로 어깨 통증이 있을 경우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당도 높은 열대과일이나 음료 섭취 줄이고 가벼운 운동 규칙적으로

당뇨로 인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혈당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을수록 발이나 어깨 외에 신경이나 망막 등 몸 이곳 저곳에 합병증이 나타나기 쉽다. 여름휴가를 계획 중이라면 휴가지에서도 혈당 관리에 소홀하지 않도록 인슐린이나 경구용 혈당강하제, 혈당측정기 등을 반드시 휴대한다. 또 섭취하는 음식이나 식사량, 식사시간이 달라져 혈당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혈당을 자주 체크해 식사량이나 음식 종류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에는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도 당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이는 여름에 자주 먹게 되는 과일이나 단 음료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여름철에 나오는 망고, 멜론, 파인애플 등의 열대과일은 다른 과일보다 당 수치를 많이 올리므로 되도록 먹지 않도록 한다. 토마토처럼 달지 않은 채소를 주로 먹고 과일을 먹을 때는 적은 양이라도 한 번에 먹는 것 보다 여러 번 나눠서 먹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빼놓지 않는다. 가벼운 운동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더운 날씨에는 운동 중 탈수현상이 올 수 있으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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