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도주 `때아닌 주목`..버핏 이어 英펀드 투자

김윤경 기자I 2007.04.20 10:17:42

英 행동주의 펀드 TCI, CSX 지분매입
액티쿠스캐피탈도 美 철도주 투자나서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철도회사 주식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첫 계기는 `가치주 장기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2위 철도업체 벌링턴 노던 산타 페(BNSF) 최대주주로 등극한 소식이었다.

`버핏이 투자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철도주는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며 관심을 모았다. 관련기사 ☞ `버핏은 철도株에서 가치 발견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영국계 헤지펀드도 미국 철도주에 투자하고 나섰다.  

◇英 TCI, 美 3위 철도사 CSX 지분 매입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국 헤지펀드 더칠드런스인베스트먼트(TCI)가 미국 3위 철도업체 CSX 주식 매입에 5억달러 이상을 들여, `상당한` 수준의 지분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칠드런스 인베스트먼트 펀드

영국 TCI는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의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Activist Fund)`로 잘 알려져 있는 펀드. 이번 투자로 펀드 설립자 크리스포터 혼은 버핏에 이어 미 철도주 주요 투자자로 부상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뉴욕 증시에서 CSX 주가는 한때 46달러때까지 오른 뒤 전일대비 1.23달러 오른 44.56달러로 마감됐다. 이날 거래량은 지난 6개월 평균치의 네 배에 달할 정도였다.
 
TCI는 지난 달 15일 이미 지분 매입 계획을 밝혔고, 이에따라 이튿날 CSX 주가가 6.2% 뛰기도 했다. 올들어 CSX 주가는 29% 상승했다.
 
◇CSX측 "회사 인수시도는 아닌 듯"
 

마이클 워드 CSX CEO는 TCI의 지분 매입이 회사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워드 CEO는 이날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철도산업에서 가치를 발견한 것 같고, 이번 투자도 그런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버핏이 CSX에도 투자했는 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TCI가 CSX를 인수하고자 할 경우엔 `하트-스코트-로디노(Hart-Scott-Rodino)` 조항에 따라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이를 고지해야 한다.
 
하지만 TCI가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인수 시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들 美 철도업체에 `큰 관심`
 
TCI 외에도 CSX에 관심을 갖고 달려든 펀드론 미국계 헤지펀드 액티쿠스 캐피탈이 있다. 액티쿠스 캐피탈은 지난해 12월31일까지 CSX 지분 2.3%를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액티쿠스는 CSX 외에도 다른 미국 철도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유니온 퍼시픽, 버핏이 투자한 BNSF, 노포크 서던 등이 그 대상이다.
 
티모시 배러케트 액티쿠스 CEO는 "우리는 지난해 여름 이후 CSX 등 미국 철도업체에 투자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철도산업에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이 투자한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CSX 실적도 `우수`..TCI 다른 업체들에도 투자할까 
 


미국의 주요 철도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은 우수한 편이란 점에서도 매력적.
 
특히 CSX는 지난해 순익이 14% 증가했다.
 
철도와 트럭을 연계한 소비재 운송과 함께 석탄 운송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운송료를 높일 여지도 있다.
 
릭 패터슨 UBS 애널리스트는 "CSX가 주가 면에서 다른 업체에 비해 확실히 더 낫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CSX가 바이아웃 대상이 되는 것과 관련해선 "별로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TCI는 아직 미국 최대 철도업체 유니온 퍼시픽에 대한 지분은 획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눈여겨 보고 있다고 이 회사 이사진을 인용,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BNSF 주식 취득도 아직 하고 있지 않지만, 철도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지켜볼 만해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버핏의 투자 이후 일제히 철도주의 투자 매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물동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특히 운송수단을 여러개 활용하는 복합운송이 늘면서 철도주 펀더멘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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