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반은 세습에 의한 신분이지만 선비는 내면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유교 문화의 발상지인 소수서원(백운동 서원)이 바로 영주에 있다. 소수서원은 조선 선비 정신의 산실로 신재 주세붕이 주자학의 시조 회현 안향을 배향하기 위해 1543년 세웠다. 이후 1550년 풍기군수 퇴계 이황의 요청으로 명종이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어필 현판과 서적을 하사하고, 노비를 부여하면서 사액서원의 효시가 됐다.
|
선비의 고장으로 유명한 영주에는 소백산을 비롯해 명산과 명품숲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산림청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2016년 경북 영주시 봉현면과 예천군 효자면을 잇는 소백산 옥녀봉 일대 2889㏊(중심시설지구 152㏊) 규모의 산림치유 시설인 국립산림치유원을 건립했다. 이는 국가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복지 개념을 통해 산림치유 서비스를 하겠다는 목표이다. 이곳에는 건강증진센터, 수(水) 치유센터, 산림치유센터, 치유정원, 치유 숲길 등 명실상부 국내 최고·최대의 산림치유 시설이다. 수치유는 산림치유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물을 이용해 산림치유 효과를 극대화한다. 물의 성질·형태·온도 등을 이용해 건강을 증진하고 피로를 해소할 수 있다. 반신욕을 해도 좋고 전신을 물에 담가도 좋다. 수치유센터에서는 바데풀 스파와 노천탕, 수압마사지기 등과 연계한 차별화한 수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건강증진센터에서는 여러 가지 치유 장비를 체험해볼 수 있다. 치유 장비 마사지 체험을 통해 심신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원적외선을 이용한 반신욕 온열 체험과 수압과 물의 파동을 이용한 마사지 체험 등도 가능하다. 잣 향기 그윽한 숲속에서 산책을 즐긴 뒤 해먹에 누워 평온한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도 인기이다. 잣나무는 소나무, 편백과 버금갈 정도로 풍부한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잣나무에서 나오는 테르펜, 알파·피넨 등의 성분은 항균,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강화, 숙면 유도 등 많은 효능이 있다.
걸으면서 산림치유가 가능한 다채로운 숲길도 치유원의 자랑이다. 총 50㎞ 길이의 숲길 7개 코스가 소백산 국립공원, 묘적봉 등으로 연결돼 있다. 또 아담한 펜션 풍으로 지어진 숙박시설은 112실에 314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다채로운 형태의 치유정원도 만날 수 있다. 향기치유정원은 방향성 식물을 활용해 오감을 활성화하고 자연 치유력을 향상시켜 준다. 음이온 치유정원은 신체를 활성화하는 음이온이 풍부한 계곡에 조성돼 심신 안정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준다. 산림치유원은 학생·기업·가족 단위 위주의 기존 고객들을 비롯해 공공기관·소외계층에 이용 문호를 더욱 개방할 계획이다.
조달청과 산림치유 체험상품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산림치유 체험상품을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올려 정부·공공기관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웰니스 관광 대표 관광지’로도 선정됐다. 산림치유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간 4만여명 이상이 이곳을 찾고 있다.
|
산림치유원 내 5.9㎞에 달하는 마실치유숲은 울창한 숲 속을 마실 가듯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로 데크 로드와 연결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숲길을 걸을 수 있다. 이 숲은 58㏊ 규모로 낙엽송과 신갈나무, 소나무, 고로쇠나무 등 자생 활엽·침엽수가 식재돼 있다.
자연림 일부와 인공 조림지를 혼합한 숲 생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생식생을 보존하면서도 치유 기능에 특화된 경관숲으로 점진적 조성이 특징이다. 조성 초기부터 물리적·심리적 제약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고령자·장애인·임산부·어린이까지 폭넓은 대상층이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마실치유숲은 2023년 산림청이 지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이름을 올렸다. 국립산림치유원 운영본부 고객지원팀 강주은 대리는 “마실치유숲은 무장애 나눔의 길로 유모차는 물론 휠체어 등도 편하게 올라가실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면서 “개인 보다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리는 “마실치유숲은 모두 6개의 쉼터가 있어 데크로드 중간중간에 치유와 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숲에 대한 교육은 최고의 탄소 중립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치유원 인근 지역 소상공인들을 초청, 치유 프로그램 강사로 섭외하는 한편 산촌 주민들을 위한 임산물 판매 부스 운영, 카페 위탁 운영 등 활발한 상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창한 숲속이지만 마실 가듯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마실치유숲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온몸을 감싸는 숲의 바람은 도시 생활에 지친 모든 이들을 보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