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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2009년부터 격년 7월에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를 열어 레미콘 믹서트럭,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 장비 수급량을 결정해 왔다. 올해도 7월에 위원회가 열린다. 단 회의 결과는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급조절위는 심의이기 때문에 그동안 규제 심사를 받지 않으나 최근 관계기관 감사 과정에서 규제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규제 심사를 받게 되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기존 고시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수급조절위 구성도 바뀌었다. 2년 전만 해도 위촉직 위원 9명 중 사측은 1명뿐이고 노조 측 3명, 학계 공익위원 5명 등으로 위원회가 구성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측 3명, 노측 3명, 공익위원 3명으로 비율을 조정했다.
수급조절 제도 관련 변화가 감지되면서 레미콘 업계는 믹서트럭 증차에 대한 기대감을 품는 분위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최근 건설기계 수급조절과 관련해 “담합을 위한 카르텔은 깬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믹서트럭 신규 등록을 허용할 뜻을 시사했다.
레미콘 믹서트럭은 수급조절 제도 시행 이후 단 한 차례도 신규 등록이 허용되지 않았다. 업계는 공급차질을 이유로 현재 2만6000대 수준인 믹서트럭 수를 2만9000대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제품인 레미콘은 생산 후 90분 내 운반과 타설이 완료돼야 하는데 믹서트럭 수가 제한돼 건설 현장에 적기 공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 성장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레미콘 공장 수는 2009년 893곳에서 지난해 1085곳으로 21.5% 늘었다. 출하량은 같은 기간 1억2376만㎡에서 1억4082만㎡으로 13.8% 증가했다. 하지만 공장당 평균 차량 계약 수는 23.5대에서 20.0대로 1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콘크리트 믹서트럭은 대체 운송 수단이 없으며 도로교통법상 적재용량 확대도 불가하다”며 “레미콘은 믹서트럭이 부족할 경우 출하 자체가 불가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건설기계 수급 제도는 2009년 첫 시행 이후 시장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레미콘 산업이 성장한 만큼 수급조절 대상 기종에서 믹서트럭을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운송사업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국토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레미콘 차량 수급조절 해제 논의를 중단하라”며 제도 연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