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자원 둘러싼 갈등 해결, 시멘트 선진국 유럽의 해결책은

함지현 기자I 2023.05.31 09:00:00

아일랜드 브리든 공장, 과거 논란 있었지만 소통으로 접근
안전성 알리고 악취 특히 신경…기금 출연·외부단체 점검도
"소각로와는 온도차 커…연소된 재 다시 부수 연료로 사용"
"넷제로 비용 많이들어…가격 100% 인상 해야" 의견도

[키너가드(아일랜드)=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이른바 ‘쓰레기 시멘트’라는 오명으로 인해 순환자원을 사용하는 시멘트사들을 둘러싼 갈등은 다양한 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반발에 직면하는가 하면, 생활 폐기물이 필요한 소각업체들의 공세를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을 미리 겪은 유럽은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해소했을까.

아일랜드 키너가드의 브리든 시멘트 공장 전경(사진=함지현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키너가드의 브리든시멘트(Breedon Cement) 공장을 방문해 보니 과거 유해성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한 소통으로 순환자원이 최선의 방법임을 설명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톰 맥 매너스(Tom Mc manus) 브리든시멘트 지속가능담당은 “아일랜드도 대체연료 사용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2005년 논의를 시작하면서 지역 주민과 많은 회의를 했을 뿐 아니라 웹사이트에 정보를 나누고 지역 사회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소식지도 나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사람들을 확신시키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보통 소각장에서 이뤄지는 원료 소각이 아니라 완전 고온의 방식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알렸다”며 “특히 지역 주민이 민감해 하는 악취 부분이 없도록 신경 썼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공장 측은 영업이익의 0.5%를 기금으로 출연해 지역사회의 환경 보존 활동 등에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굉장히 엄격한 환경 기준을 준수하고, 이에 대해 외부 단체에서 심사도 하고 있다”며 “사전에 정보를 제공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장 견학도 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간이 흐르자 시민들도 점차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통은 브리든 공장뿐만이 아니다. 앞서 방문한 독일 베쿰의 피닉스 공장에서도 2~3개월마다 한번씩 주민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갖거나, 온라인을 통해 벌어지는 상황을 시민들이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데클란 카(Declan Carr) 브리든시멘트 공장장도 시멘트 공장 관련 악의적인 민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예전에는 그런 민원 얘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순환자원을 사용하는 데 민원이 없다”며 “최근에는 광산을 더 개발하기 위한 허가를 받았음에도 민원이 나온 게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화두인 시멘트 가격과 관련해서는 ‘넷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다만, 최종적인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넷 제로의 목표 기한으로 내세운 2050년까지 내다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카 공장장은 “넷 제로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아 시멘트 가격이 반드시 올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보다 100%는 올라야 할 것”이라면서도 “시멘트 가격을 100% 올리기 전에는 탄소중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의 시멘트 t당 가격은 130유로(18만 4000원)로, 우리나라가 t당 70.6유로(10만원)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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