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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GS타워에서 마주한 ‘갓생기획’의 주역들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동력으로 사내에선 전에 없던 방식의 ‘소통’과 ‘자유’를 꼽았다. 캔디·껌·초콜릿·젤리 담당MD 김민관 매니저(35)는 “제품이 기획·출시되고 마케팅·홍보를 하는 기존 회사에서 정해진 규칙, 선배들의 방식에 따르지 않고 우리끼리 필터링 없는 소통으로 아이디어부터 실행까지 다 같이 실현했다.
MZ세대의 집단지성인 셈”이라고 설명했고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한 이은진 매니저(28)는 “별도 계정을 파 ‘병맛’을 섞어 홍보하는 등 수평적으로 나누어진 권한 속에 자유롭게 업무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갓생기획’의 분위기는 SNS 등 디지털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남다른 경험을 쫓는 MZ세대의 특성을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갓생기획’은 단편적인 개별 제품이 아닌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와 같은 세계관을 구성해 MZ세대 고객들의 공감을 얻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돼 현재까지 100만뷰 이상을 기록한 웹드라마 ‘갓생기획’이 그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맡은 선우정 매니저(30)는 “GS25 MZ세대 직원들이 ‘갓생(GOD과 인생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함)’하면서 신제품을 만들어 코로나19 시국 일상을 지키려는 MZ세대 고객들과 소통한다는 세계관을 담았다”며 제품에 앞서 콘텐츠로 먼저 소통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 자리한 MZ세대 직원들이 꼽은 베스트 제품들엔 말 그대로 요즘 ‘핫’한 것들이 이색적 형태로 이모저모 반영돼 있다.
김 매니저는 조카가 갖고 놀던 요즘 대세 장난감 ‘팝잇(실리콘 재질로 만든 뽁뽁이)’을 보고 아이디어를 낸 ‘팝잇진주캔디’를 꼽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박스 채 구매해 어린이집 선물로 보내기도 한단다. 이 매니저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인증샷’ 열풍이 불고 있는 카페 노티드와 협업한 제품들을 손에 꼽았는데 카페 노티드가 대부분 서울에 있어 이를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지방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선우 매니저는 만지며 노는 ‘말랑이’ 장난감인 ‘풍선껌 부는 오리’를 베스트로 꼽으면서 “편의점이 바쁜 일상 먹으러만 오는 곳이 아니라 소소한 재미도 파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말랑이’는 아이들은 물론 코로나19로 우울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멋대로 갓생’한 결과는 다행히 성공적이다. ‘갓생기획’의 이름으로 출시된 제품들은 740만여개가 판매됐다. 첫 제품인 노티드 우유3종은 지난해 9월 9일 출시 이후 270만개 판매에 성공했고 ‘맘카페’ 입소문으로 28만개가 팔린 팝잇진주캔디은 한때 품절 사태를 일으키는 등 ‘품절템’에 등극했다. 풍선껌 부는 오리는 전국 GS25에서 14만개 팔려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