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채 낙찰 부진지속..내달부턴 괜찮을까?

김남현 기자I 2013.05.24 10:43:06

CPI 6개월째 1%대 낮은 성장..지표물 교체, 세제혜택 축소 vs 쿠폰금리 내려 세금혜택
개인 대기·교체수요 가능성..태풍등 영향 하반기 물가상승 가능성..하반기이후 매력 부각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물가채 낙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CPI)가 낮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명목국채와의 금리차인 BEI(break-even inflation rate)도 낮아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음달 새 지표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개인들을 중심으로 매수를 미루고 있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기획재정부와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나온 5월 물가채 낙찰규모가 68억4610만원에 그쳤다. 국고채전문딜러(PD·PPD) 인수물량은 겨우 10억원어치에 그쳤고, 일반인 인수물량 역시 58억461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달 최대인수물량대비 각각 0.2%와 5.7%에 그친 것이다.

물가채 낙찰 부진은 올 2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CPI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1.4%에 그치며 1.8%는 될 것이라는 시장 예측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CPI 전년동월비 상승세가 지난해 11월 1.6%를 기록한 이후 올 4월까지 1%대 성장세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물가채는 물가가 올라야 추가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부진한 물가 상승세가 직격탄이 된 셈이다. 즉, 물가채 원금은 물가채 발행당시의 액면가에 지급일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행일로 나눈 물가연동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이렇게 정해진 원금액에 표면이율을 곱해 이자지급액이 산출되기 때문에 이자가 물가수준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BEI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23일 현재 221bp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BEI가 축소됐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낮아졌고 그로 인해 명목채권보다 물가채 가격이 더 싸졌다는 의미다. 결국 인플레 헤지수단인 물가채 수요도 줄었다는 뜻이다.

◇ 내달 지표종목 교체, 수요 확대 빌미될까

현재 물가채 수요 부진은 다음달 물가채 지표물 교체와도 맞물려있다. 현재 물가채 지표물인 11-4 종목의 이표(쿠폰)금리는 1.50%다. 최근 물가하락에 따라 지표물교체와 맞물려 쿠폰금리가 0.5% 정도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쿠폰금리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에서 내달 신규물이 절세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다만 이 또한 양날의 칼이다. 신규물부터는 3년 보유 이후 발생하는 이자에 대해서만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떨어지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리테일채권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리테일채권 담당 팀장은 “3년을 보유해야 하나 쿠폰금리가 절반수준까지 떨어진다는 점에서 세금 역시 절반으로 줄어 매리트가 있다. 개인 대기수요가 많아 신규물이 나올 경우 대기수요 내지 기존 보유 물가채와의 교체수요 등으로 물가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또다른 증권사 리테일채권 담당자는 “신규발행물의 경우 3년 보유이후에나 발생하는 이자에 대해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떨어질 것”이라 봤다.

결국 태풍이 지나가고 이에 따른 농수산물가격 상승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여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물가채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005940) 채권애널리스트는 “환율과 유가가 크게 뛰지 않고서는 올해 물가 상승세가 2%를 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그나마 여름철 태풍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물가채를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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