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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파크에는 시계가 없다

조선일보 기자I 2006.07.13 12:00:00
▲ 튜브 타고 떠나는 급류 래프팅. 대명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의 ‘엑스트림 리버’.
[조선일보 제공] 워터파크, 짜릿한 인공의 파라다이스

거대한 인공의 건축미학이 숨쉬는 워터파크.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연례행사처럼 반드시 찾아줘야 하는 특별한 곳이 되어 버렸다.

워터파크 건축의 기본 정신은 ‘키치’가 아닐까. 1996년 문을 연 최대의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는 이름부터 럭셔리한 중남미 카리브 해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대명비발디파크의 ‘오션월드’는 고대 이집트 컨셉이고, 설악워터피아는 유럽 스타일이다. 어느 곳에선 바닷가 분위기를 내려고, 은근하게 녹음된 파도 소리를 들려준다. 인공의 바다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여기’서 놀면서 ‘그곳’을 생각하라고 권한다. 바다 아닌 바다, 호수 아닌 호수를 절대적 ‘놀이 공간’으로 완성하기 위해선 ‘진짜’와 같은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의 산물. 그러나 욕하지 말라. 그 곳은 다른 어떤 곳도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 있으니까. 백화점이나 카지노와 함께 시계가 없는 공간인 이 ‘워터파크’는 도심의 현대인들에겐 일종의 유체이탈의 순간을 제공한다. 카리브 해변에 들어간 나,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선 나. 수많은 나는, 유영한다.

한국 워터파크의 비기, 찜질방

미국 올란도의 ‘웨튼 와일드’(Wet’n Wild)나 일본 미야자키의 ‘오션돔’이 절대 따라 올 수 없는 우리나라 워터파크만의 ‘필살기’. 바로 찜질방이다. 노래방, 비디오방, DVD방 등 수많은 방을 단번에 제압한 찜질방은 미국서 건너온 ‘워터파크’ 시설을 ‘귀화종’으로 만들어 버렸다. 워터파크가 아이들이나 젊은이들만 찾는 공간이 아닌 3대가 즐기는 놀이 시설이 된 데는 단연 찜질방의 기여가 크다. 물에서 놀아도 땀을 쭉 빼야 ‘개운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때문에 워터파크의 찜질방은 오늘도 성업 중이다. 수영복을 입고 실내 온도 50도가 넘는 참숯방에 들어앉아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은 코믹하다. 그러나 바로 이런 코믹한 이유로 우리나라의 워터파크는 연일 인파로, 그것도 ‘장모님 장인어른’을 모시고 오는 부부들로 만원을 이룬다. 아직까지는 ‘아버님 어머님’과 수영복을 입고 같이 노는 게 어색한지 시댁 어른과 오는 비율이 현격히 떨어진다.

개관, 리모델링…오늘도 워터파크는 진화한다


▲ 한화리조트 설악 워터피아 유아 전용풀.


규모로 승부하는 ‘비발디파크 오션월드’가 지난 5일 개장했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한화리조트 ‘설악 워터피아’는 야심차게 리모델링을 마쳤다. 에버랜드의 캐리비안 베이도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리뉴얼 했다.

오션월드는 아기자기한 꾸밈새와 편리한 동선, 그리고 호텔급 시설이 눈에 띈다. 밖에선 입장을 못해 발을 구르지만, 막상 풀장 안에 들어서면 그렇게까지 붐비지 않는다. 테라피센터 ‘엘렉스 룸’은 값이 비싸(3시간 스페셜 프로그램이 36만원)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태국 럭셔리 스파에서처럼 호화로운 한 때를 즐길 수도 있다. 다만 입구와 사우나, 탈의실은 거의 ‘아수라장’이라 고객들 항의가 빗발친다.

워터피아는 파도풀장과 유수풀을 새로 만들어 물놀이 시설을 보강했다. 동시에 새로 지은 ‘아쿠아’ 건물에 ‘수(水)치료개념’을 도입한 다양한 마사지 기능이 돋보이는 ‘아쿠아돔’, 그리고 프랑스 스파 트리트먼트 업체를 들여와 ‘웰빙’과 ‘럭셔리’라는 기존 이미지를 키우고 있다. 두 워터파크의 생생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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