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대책은 갑작스러운 것도, 충격적인 것도 아니다"
현대증권, 중국시장에 역량 집중.."정확한 정보전달 위해 노력"
[edaily 권소현기자] "한국에서 전화를 받고서야 난리가 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중국은 오히려 별다른 반응 없이 차분했거든요. 작년에 출범한 신정부가 꾸준히 연착륙을 얘기해왔고 이번 발표도 이같은 기조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없다는 판단이 대부분입니다"
한국 증시가 차아나 쇼크에서 겨우 벗어난 지난 4일, 중국 노동절을 맞아 잠깐 귀국한 조강호
현대증권(003450) 상해사무소장은 중국 표정을 이렇게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정책 시사 발언으로 지난주 미국 증시에 이어 아시아 증시까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지만 중국 내국인이 참가하는 상하이 A증시는 오히려 반등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조 소장은 중국이 이렇게 태연한 것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갑작스러운 것도, 충격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으로 방향을 잡고 구체적인 조치를 하나씩 내놓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은행 지준율을 두차례에 걸쳐 인상했고 작년말부터 부동산 투기 잡기에 나서 상해의 경우 이미 부동산 전매에 대한 대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은 과열 중복투자를 막겠다는 의도일뿐"
조 소장은 "중국 경제 성장률을 절반으로 뚝 자르겠다는 것도 아니고 잘 크고 있는 산업을 죽이겠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단지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기세력을 잡고 과열된 중복투자를 막겠다는 것"라고 강조했다.
이미 긴축 정책에 대한 조치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원자바오 총리가 굳이 해외 순방길에 나서 긴축정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중국 구조조정에 협조해달라는 경고성 멘트였다고 분석했다.
은행과 국영기업의 부실 해소를 위해 추진중인 경매, 자산유동화, 해외 증시 상장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조 소장은 "공상은행 등 현재 중국의 4대 국영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부실 자산의 비율은 25%로 선진국 우량은행의 부실자산 보유비율 2.5% 수준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셈"이라며 "특히 해외 증시 상장이나 해외 매각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것이라고 원자바오 총리가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긴축 정책을 시사하면서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 없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연착륙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조 소장은 전했다.
중국 지도부가 신뢰를 확보하고 있고 공공정책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긴급 조치나 갑작스런 발표가 아닌, 수년간 연구를 거쳐 인민대회에서 채택되는 방식이어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이번에 중국 정부가 제시한 각종 정책은 연착륙을 위한 사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쇼크 지나친 우려..그러면 결국 우리만 손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국 쇼크로 한국에서 중국에 진출하거나 중국 투자에 대한 우려가 형성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중국에 투자한 기업 가운데 실패한 케이스가 집중적으로 언론에 소개되면서 중국이 위험한 땅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때문에 중국을 외면한다면 결국 `우리만 손해`가 된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휴대폰 주문 3개월치가 밀려있을 정도로 중국은 고도산업으로 접어드는 초기 단계다"라며 "이러한 중국 시장이 왜곡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현대증권은 중국 시장에 더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98년 상해에 사무소를 설 립, 국내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증권은 중국 기업에 대한 리서치 업무와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컨설팅 업무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북경에 합작법인으로 사이버트레이딩 전문 증권사인 합작법인을 설립, 인터넷 보급에 따른 온라인 증권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2000년까지만해도 중국 온라인 거래 비중은 2%에 불과했으나 작년말 25%로 확대, 무섭게 커나가고 있는 시장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정보 서비스도 개시했다. 지난달 말 중국 투자전문 사이트인 `인베스트차이나`(www.investchina.com)를 런칭, 중국 증시 관련 투자정보 뿐만 아니라 중국 진출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300명 정도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조 소장은 "중국 경제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접속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최근에는 중국 증시 상장 요건이나 세법, 현지 대출요건 등 보다 구체적이고 세세한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중국에 대해 막연한 관심이 아닌, 구체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장이 잘못 비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조 소장은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