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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포스트 손 `고심`..빅3 고사

지영한 기자I 2003.10.30 09:40:47

현명관 부회장 책임론도 고개 들어

[edaily 지영한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일 저녁 비공개 회장단 간담회를 갖고 손길승 회장의 사퇴를 공식 수용하는 한편 후임자 추대를 위한 논의를 갖는다. 현재 `포스트 손`, 즉 전경련의 29대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등 `빅3` 총수와 남덕우 전 국무총리,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박용오 두산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등이다. 우선 이건희, 구본무, 정몽구 등 빅3 회장이 수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명관 부회장은 지난 24일 한 모임에서 "개인적으론 후임 회장이 소위 빅3서 선임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고사하고 있어 후임 인선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털어놨다. 30일 간담회에는 이들 빅3 회장이 불참한다. 지난 9월 회장단 회의를 주관했던 이건희 회장은 일본 출장중이고, 구본무 회장은 사내일정을 이유로 불참한다. 정몽구 회장은 제주도 동북아 평화포럼 행사를 이유로 전경련에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실세회장 옹립에 대한 재계의 바람이 적지 않아 빅3 옹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역대 회장의 추대과정이 늘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빅3가 전혀 가능성없는 카드가 아니라는 것. 이 중 이건희 회장의 경우엔 선친인 고 이병철 회장이 지난 61년 전경련의 초대회장을 1년간 역임한 인연이 있다. 최근 전경련이 흔들리자 지난 9월엔 전경련 회장단 및 원로 간담회를 주관해 전경련에 힘을 실어주는 등 전경련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정몽구 회장 역시 선친인 고 정주형 명예회장이 77년부터 무려 10년간 전경련 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내 측근들은 정 회장의 전경련 회장 추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으론 빅3 총수가 끝내 고사할 경우엔 조석래 효성 회장이나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들 카드도 여의치 않을 경우 전경련의 원로자문단 좌장인 남덕우 전 국무총리나 회장단내 최연장자인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77) 등이 추대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조양호 대한항공(003490) 회장의 추대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인수 추진 등 집안일 때문에 여유가 없을 것이란 회의적인 관측이 우세하다. 차기회장 추대에 시간이 걸린다면 이건희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삼성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고 있는 현명관 상근부회장이 대행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전경련이 `삼경련`으로 불리고 회원사인 LG·현대차·롯데그룹과 미묘한 갈등을 빚어온 것과 관련, 현명관 부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손길승 회장 뿐만 아니라 현 부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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