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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불법촬영물 지워달랬더니…피해자 신상 유출, 정부는 피해 규모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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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6.09.20 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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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37건·방미심위 22건·성평등가족부 10여건
기관마다 피해 집계 제각각
‘완전 삭제’ 확인 이틀 뒤 3건 추가 삭제
열람·다운로드·재유포 여부도 파악 못해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불법촬영물을 삭제해 달라며 구글에 제출한 피해자의 신상정보 등이 외부 사이트에 공개된 가운데 정부가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마다 피해 규모를 집계하는 기준이 달라 전체 피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자료도 없었다. 불법촬영물 삭제와 피해자 보호를 담당하는 기관 간 정보 공유도 늦어 디지털 성범죄 대응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인천 남동구을·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2026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성평등가족부, 구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출처=이훈기(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출처=이훈기(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구글 37건 vs 방미심위 22건…피해 규모 제각각

구글은 인터넷 게시물 삭제 요청 정보를 2002년부터 외부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L사에 제공해왔다.

문제는 성평등가족부가 지난 8월 12일 구글의 삭제 요청 정보 제공 과정에서 이용자 동의 절차가 사라진 사실을 인지하면서 불거졌다.

성평등가족부는 불법촬영물 유포를 막기 위해 구글에 삭제 요청을 해왔지만, 동의 절차가 사라지면서 삭제 요청 내역이 L사 사이트에 제공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성명, 별칭, 직업, 학교 등의 정보가 외부에 공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평등가족부는 8월 25일 구글에 해당 게시물들의 삭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기관별 피해 규모 집계는 제각각이었다.

방미통위는 이 의원의 자료 요구에 “피해 규모와 노출 항목에 관한 자료 일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방미심위는 게시물 22건, 피해자 13명으로 집계했고, 성평등가족부는 10여 건으로 파악했다. 구글은 37건으로 집계했다.

각 기관이 게시물, 피해자, 신고 건수 등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서 전체 피해 규모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자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나 퍼졌나도 몰라…2차 피해 규모 ‘깜깜이’

피해 정보가 실제로 얼마나 확산됐는지도 파악되지 않았다.

정부 기관들은 노출된 정보가 얼마나 열람됐는지, 외부로 내려받거나 복제됐는지, 다른 사이트에 재유포됐는지 등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관 간 상황 공유도 늦었다.

성평등가족부는 8월 12일 정보 이용자 동의 절차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뒤 구글을 통한 삭제 요청 업무를 중단했다. 방미통위도 같은 날 성평등가족부로부터 문제 상황을 전달받았다.

반면 방미심위는 14일 뒤인 26일에야 상황을 전달받았다. 이후 피해 정보가 노출된 URL 18건에 대한 긴급 심의에 착수했다.

출처=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출처=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완전 삭제’ 확인 이틀 뒤 3건 추가 삭제

사후 확인 과정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방미통위는 9월 4일 구글을 통해 문제 게시물이 완전히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틀 뒤인 6일 구글은 추가 신고 3건을 접수하고 해당 게시물을 추가로 삭제했다.

방미통위가 확인한 ‘완전 삭제’가 실제 피해 정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 검증 절차가 충분했는지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를 두고 피해구제 절차 자체가 2차 피해의 통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불법촬영물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절박한 마음으로 제출한 신상정보와 피해 내용이 다시 공개된 것은 피해구제 절차가 2차 가해의 통로로 뒤바뀐 심각한 사태”라며 “불법촬영물 유통방지 의무가 있는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조치와 대응 과정에 위법 사항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디지털 성범죄의 예방·수사·차단·피해자 지원 전 과정을 아우르는 범정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협의체까지 출범했지만, 이번 사태에서는 기관 간 정보 공유와 피해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관별 피해 집계 기준을 통일하고 신고 접수부터 삭제, 재유포 확인까지 공동 대응 절차를 정비해 범정부 대응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외부 기관에 전달할 정보를 사람이 직접 검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일부 정보가 의도치 않게 공유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발생 경위를 구글에 요청한 상태다.

한편 이에 대해 방미통위는 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초기부터 성평등부로부터 관련 상황과 삭제 요청 건수 등을 공유받았으며, 구글에 대한 유출자료 삭제 요청은 방미심위와 성평등부가 진행했다고 밝혔다.

방미통위는 이훈기 의원실 요구자료에 대한 9월 15일 답변에서 구글이 9월 11일 제출한 정보 유출 건수와 구글의 자체 조치 경과 등 현황자료를 제출했다. 다만 피해자 수와 노출 정보 항목, 열람·다운로드 횟수, 재유포 여부 등 2차 피해 관련 자료는 방미통위가 구글로부터 직접 제출받지 못해 성평등부로부터 공유받은 자료를 제출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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