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다음은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베스트 리포트 부문 3위를 차지한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 전지훈 연구위원, 김상수 수석연구원, 선지훈 선임연구원, 이승민 연구원의 ‘건설: 본격화되는 PF 구조조정, PF우발채무 및 미분양 부실에 주목할 시점(I, II)’ 요약이다.
한신평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사태 이후 현재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유동성 상황과 단기 자금소요 대응능력을 재검토했다. 대부분 기존 현금성 자산과 더불어 계열 지원 등에 기반한 자구안 실행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만기 도래를 앞둔 회사채나 금융권 차입금 등의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수단이 제한된 A- 등급 이하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분양시장 침체가 건설업황 부진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분양경기 저하는 조달환경 악화와 맞물려 유동성 리스크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PF 보증, 책임준공을 비롯한 PF 우발채무의 부실과 공사대금 회수 차질이라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PF 리스크가 현실화된 태영건설을 제외하면 유효 등급을 보유한 건설사들의 2023년 말 PF 보증은 2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험수준이 높은 미착공 도급사업장과 분양률 50% 미만의 착공 도급현장 관련 PF 보증금액은 약 12조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도급사업 PF 보증은 미착공 현장 비중의 69%에 달하는 가운데,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 주택사업장과 비주택 사업장 관련 보증이 미착공 현장의 70%를 상회했다.
특히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사업장의 경우 전반적인 분양경기 부진과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 저하로 인해 관련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다. 금융권 자금조달을 통한 본PF 전환 자체가 어려우며, 착공 및 본PF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현재 공사비 수준을 감안하면 고분양가로 인해 분양 실적이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어 건설사들의 경우 PF 보증 규모에 비해 최근까지 손실 및 충당부채를 인식한 사례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이 상향된 PF 충당금 적립기준을 제시하자 금융업권이 감독 강화로 손실 인식을 늘렸던 모습과 대비된다.
PF우발채무, 미분양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에도 공시된 회계정보에 관련 예상손실 및 충당금이 적시에 적정한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신용평가 과정에서 제시하는 자료도 PF우발채무 관련 현장의 사업성을 검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한신평은 관련 회계정보의 제약에도 실질 리스크의 분석과 신용도 반영을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A~BBB급 17개 건설사에서 총 5조8000억원~8조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업체별로는 부채비율이 300%를 초과하는 기업은 17개 건설사 중 2개사로 나타났다. 분양경기·PF 시장 등의 점진적인 저하 또는 본격적인 회복 지연을 가정했을 때 6개, 분양경기·PF 시장 등의 급격한 저하를 가정했을 때에는 7개로 늘어난다.
한신평은 PF우발채무, 유동성, 미분양 등 제반 위험 요인들과 재무부담에 대한 통제 수준이 신용도 관점의 주요 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개별 건설사의 자구안 또는 계열 차원의 지원을 통한 유동성 확충과 재무구조 개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실현될 경우 신용도 저하 폭이나 속도를 다소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