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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선급금(upfront) 규모가 1억 달러(약 1300억원)로 총 계약 규모에서 55.6%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선급금은 추후 신약개발 권리를 반환하더라도 돌려주지 않는 돈으로,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총 계약 규모에서 선급금 비중이 5% 이상이면 좋은 조건이라고 평가된다.
단 로열티 계약이 빠졌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도 나온다. 계약금 외 나머지 금액은 임상 1상 마지막 환자 투약 시 모두 받게 된다. 임상 1상을 마치면 ORM-6151에 대한 오름테라퓨틱의 권리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ORM-6151에는 TPD 플랫폼 기술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접근법(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이하 TPD10)’이 적용됐다. TPD10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항체·약물 결합체(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플랫폼 기술이다. 현재 이와 유사한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2~3곳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일단 반가운 소식이라는 분위기다.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을 전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9일 이 대표는 마곡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마곡 첫 모임에 참석해 개회사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창업허브M+ 이노베이션홀에 모인 100여 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은 오름테라퓨틱 사례를 축하하며 모처럼 웃음꽃을 피웠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제약·바이오 업계에 겹경사가 있어 좋다”며 “회사의 성과가 업계의 흐름을 바꾸는 큰 성과로 승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표도 이번 계약을 통해 오름테라퓨틱의 플랫폼 기술의 잠재력이 입증된 만큼, 당분간 안심하고 임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0월 HER2·HER3 타깃 유방암 치료제 ‘ORM-5029’의 미국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6월 26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브릿지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임상 비용도 확보해둔 상태다.
또 다른 바이오텍 대표는 “오름테라퓨틱의 기술이전은 그동안 노력에 걸맞는 성과를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이번 딜로 그간 쌓였던 마음속 짐을 덜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약력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학사
△UC버클리 생물리학 박사학위 취득
△2003~2005년 미국 스탠포드대학 화학과 박사 후 과정 수료
△2005~2010년 LG생명과학 R&D 연구원
△2010~2013년 사노피코리아 R&D 담당 이사
△2013~2015년 사노피 아시아태평양 연구담당 소장
△2016년 오름테라퓨틱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