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내조` 끝났다…김건희 여사 전담 조직 불가피

권오석 기자I 2022.06.19 14:31:10

지난 한 주 동안 6개 일정 소화하며 외부 행보 본격화
대통령실 내 김 여사 일정 등 전담할 조직 구성 필요성 대두
대통령실 "제2부속실 부활은 아냐…기존 부속실 직원이 지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 머물지 않고 대외 활동폭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의 부인들은 물론 여권의 중진급 의원들 부인들과도 만나며 `스킨십`에 나선 김 여사는 비공개 일정까지 소화하며 서서히 전면에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에 대통령실 내에 김 여사를 전담할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6일 오후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를 예방한 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열린 고(故)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없이 비공개 일정으로 방문한 김 여사는 추모록에 ‘당신의 고귀한 희생 대한민국을 지키는 정신이 되었습니다’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 심 소령은 지난 1월 KF-5E 전투기 기체 엔진 이상으로 추락해 순직한 인물로, 이번 음악회는 심 소령 추모 시집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김 여사는 이번 음악회 일정을 포함해 지난 한 주 동안 6개의 일정을 진행했다. 먼저 지난 13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에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여당 4선 이상 의원들의 부인 11명과 오찬을 했다.이어 16일에는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를 만났고, 17일에는 서울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환담을 했다. 전날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오찬 간담회에도 동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없애고 ‘영부인’이란 호칭도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에 대통령실 내에는 김 여사를 보좌하는 공식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용한 내조`를 표방했던 김 여사가 점차 외부 행보를 본격화하는 만큼, 전담 조직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특히나 `비선 개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공적 조직의 역할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봉하마을 일정 당시, 김 여사의 예전 회사인 `코바나콘텐츠` 직원들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잡음이 일었다. 공식 창구인 대통령실을 통하지 않고 김 여사의 팬카페 ‘건희사랑’에 일정 관련 미공개 사진이 게재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면서 대통령실이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나, 일단은 제2부속실의 설치보단 기존 대통령실 부속실 인력들을 배치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확정은 아니지만 기조는 그렇게 가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약속을 한 사안이기 때문에 번복할 순 없지만, 여사의 일정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절충점을 본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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