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에 방역·물가당국 초긴장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7일 강원 고성군 양돈농장에서 ASF 의심 신고가 나와 정밀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8일 오전 밝혔다. 사육 돼지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지난 5월 5일 강원 영월의 흑돼지 농장에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3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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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ASF가 발생한 고성 농장은 돼지 2400마리를 사육하는 곳이다. 반경 500m 내에는 해당 농장만 있고 3㎞ 내에는 돼지농가가 없다. 반경 3~10㎞에는 돼지농가 2곳이 3100여마리를 사육 중이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첫 발견된 이후 확산된 ASF은 전염되기 쉽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과 호흡 곤란을 거쳐 일주일 안에 대개 사망하기 때문에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2019년 9월에는 경기도 파주·연천·김포, 인천광역시 강화까지 확산됐다.
방역당국은 야생멧돼지를 통한 감염 확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봄철에 태어난 멧돼지가 활동을 시작했고, 군집생활을 하는 멧돼지의 특성상 광범위한 지역에 오염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홍천·가평 등 남쪽으로 발생 지역이 확산되고 백두대간을 통해 충북·경북 북부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방역당국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등 물가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ASF가 2019년처럼 확산할 경우 공급 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도축 마릿수가 줄면서 돼지고기(냉동삼겹살 기준) 가격은 지난달 하순 1kg당 2만6270원을 기록, 전년(2만3830원)보다 10%나 올랐다.
최근 밥상물가는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회복세와 맞물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특히 달걀이 57.0% 상승하는 등 농축수산물 물가가 급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OECD 38개국 중 3위로 높았다.
◇김 총리 “총동원해 철저히 방역”
중수본은 ASF 발생농장의 사육돼지를 살처분하고 농장 출입통제, 집중 소독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 중이다. 경기·강원 지역의 돼지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선 8일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6시까지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중수본은 일시이동중지명령 기간 중앙점검반을 구성해 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전국의 돼지농장, 관련 축산 시설·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을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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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장관은 이날 긴급상황회의를 열고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방역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꼼꼼히 점검·보완해야 한다”며 “야생멧돼지의 적극 포획을 통한 개체 수 저감, 감염된 개체의 신속한 수색·제거, 울타리 설치·점검·보완 등 야생멧돼지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