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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한강하구 공동이용…2일부터 독자 생태조사

정다슬 기자I 2020.11.01 12:00:00

2일부터 10개월간 실시
한강하류 바닷물 자연유입…풍부한 생물다양성
향후 남북 공동 추가조사를 대비한 기초자료로 활용

통일부·환경부·국립생태원이 실시하는 보구곶~한강상류부 일대 80㎢ 구역의 습지에 대한 생태조사[그래픽= 통일부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정부는 2일부터 10개월간 남한 지역 한강하구 습지에 대한 생태조사에 나선다.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후속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남한 쪽 관할 구역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는 1일 환경부, 국립생태원과 함께 보구곶~한강상류부(만우리) 일대 약 80㎢ 구역의 습지에 대한 생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생태조사는 지난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한강하구 남북 공동수로조사를 실시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한강하구는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아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간 우발적 충돌에 대한 우려 탓에 민간선박의 항행이 제안돼 왔다. 그러나가 지난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민간 선박의 자유항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이 합의됐다.

남북은 2018년 11월 5일부터 12월 9일까지 강화도 말도~경기 파주시 만우리 구역에서 공동조사에 나섰다. 이어 이를 토대로 제작한 바닷길 지도를 지난해 1월 남북 군사 실무접촉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회담이 결렬되고 남북관계도 경색되면서 한강하구 공동 이용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통일부가 독자적으로 한강하구 생태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답보상태에 빠진 한강하구 공동 이용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번 조사 내용을 향후 남북 공동 추가조사를 대비한 기초자료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강하구 지역은 자연적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열린 하구로 장기간 인간이 간섭 없이 보존돼 다양한 생물 다양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부분적으로 이뤄진 조사·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저어새, 수원청개구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개리, 꼬마잠자리, 노랑부리저어새, 뜸부기, 물방개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한강하구 우리 측 지역 습지와 그 배후지역의 사계절 생태변화를 비롯해,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분포 현황, 식물의 지리학적 특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이번 조사를 한강하구 일대 생태계 보전과 남북의 평화적 공동 이용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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