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원내대표가 됐을 때 제 리더십의 기반은 취약했다. 혹자는 친문(친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걱정도 했다. 그러나 끝날 때 가보니 할 일은 거의 다 했다고 평가하는 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유시민 선배님의 말씀이 참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어 있던 제 가슴 한 편이 채워지고 지난달 우리 내면에 쌓아뒀던 반목과 분열, 상처가 아무는 큰 위로의 말씀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이 원내대표에 존경을 나타내며 “저보다 젊긴 해도 배울 게 많은 분이다. 매사에 진지하고 사심이 없다. 우직하고 용기 있게 할 일을 해나가는 정처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또 이 원내대표는 정치 비평가로서 은퇴를 선언한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 마지막 방송에 함께하려 했으나 4·15 총선 유세 일정으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불가피하게 출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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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민께 약속했던 공존의 정치, 협치의 새 마당을 만들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품격있는 경쟁을 벌이지 못 했다”며 “지난해 11월 말 마지막 협상 기회가 있었는데 황교안 대표께서 노숙 단식에 돌입하며 협상문이 닫혔다. 결국 태극기 부대와 극우 세력이 국회에 난입하는 모습을 두고 단호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이겼지만 우리가 짊어진 숙제가 한 짐이다. 코로나19 경제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방역이 1차 세계대전이라면 경제는 2차 세계대전과 같다”며 “지금은 위기와 기회가 우리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겼다고 운명의 앞길이 저절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해 “저부터 이등병 자세로 코로나 2차경제대전 전선에 나서겠다”며 “180석 승리의 역사적인 무게를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그러나 당당하게 감당해내리라 믿는다. 21대 국회는 함께 일하는 국회로 업그레이드 하고 속도감 있는 협치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일하러 돌아올 기회가 있으면 더 담백하고 멋진 정치를 선보이겠다”며 “마지막으로 국회 본회의가 한 번 더 열려 국민을 위한 민생법 하나라도 더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