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서 모티브 얻은 '여전사의 섬' 무대에

장병호 기자I 2019.03.15 08:58:53

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작품
임주현 작가, 한국사회의 폭력 문제 다뤄
혜화동 1번지 7기 송정안 연출…21일 개막

연극 ‘여전사의 섬’의 임주현 작가(사진=세종문화회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임주현 작가의 연극 ‘여전사의 섬’이 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의 일환으로 초연에 오른다.

임주현 작가는 2017년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시극단의 신진 극작가 육성 프로그램 ‘창작플랫폼’에 선정됐다. 김광보 연출, 고연옥 작가의 멘토링과 낭독공연을 거쳐 ‘여전사의 섬’을 무대화해 선보인다.

작품은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자란 쌍둥이 자매 지니와 하나를 통해 언어, 편견, 힘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이들을 포착한다. 취업준비생인 지니는 면접관들과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카페 사장에게서 편견으로 상처받는다. 결혼을 앞둔 하나는 남자친구의 폭행과 예비 시부모의 언어폭력에 시달린다. 그런 두 자매가 여전사 ‘아마조네스’의 일원이었던 엄마를 찾기 위해 여전사의 섬으로 떠난다는 내용이다.

임 작가는 한성대학교 한성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뒤 다양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창작플랫폼’ 선정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신에게만 보이는 독특한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끈질기게 분투하는 모습이 주목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리스 신화 속 전설의 여성부족인 아마조네스를 등장시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임 작가는 “어렸을 적 키가 작았던 나는 무서운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커서는 여전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어른이 된 뒤 세상에 여전사가 없다고 생각하며 마음 속 판타지로 묻었다”며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잊었던 여전사를 다시 떠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많은 여성들에게 변화의 바람을 촉구했고 그렇게 만들었고 그 광경을 보며 여전사는 지금 내 옆에 있고 이 사회에 숨 쉬고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여전사를 꿈꿔보기로 했다”며 “작품을 통해 폭력에 희생당하며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이 사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연에는 배우 한윤춘·김시영·권태건·윤성원·김원정·허진·오재성·김유민·장석환·이상승이 출연한다. 혜화동 1번지 7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안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 전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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