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포스코(005490)의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다. 자체 실적이 좋아졌지만 포스코플랜텍 대우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반기를 기대할 만하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독점적 지위를 잃어버린 데다 수출하기에도 시황이 녹록지 않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31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8372억원에서 형성됐던 시장기대치를 10% 넘게 밑돈 수준이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2.2% 감소한 15조1009억원, 당기순이익은 564.5% 증가한 369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0.1% 증가한 6217억원으로 시장기대치를 1.9% 하회하는 데 그쳤다. 탄소강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보다 2만6000원 내렸지만 쇳물 톤당 원재료 비용이 2만2000원가량 하락했고 고부가제품 비중이 확대하면서 철강부문은 견조했다.
이번 실적의 문제는 계열사였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에 참여해 올해부터 연결기준 실적으로 반영되는 포스코플랜텍을 포함해 E&C부문의 부진, 포스코건설의 매출 공백 등이 발목을 붙잡았다.
이 때문에 올해 실적 개선의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실적에서 비중이 가장 큰 대우인터내셔널은 제품 가격이 유가와 연동되는데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 또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스코 자체 실적이 나아질지도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혜민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판매량이 수출 비중이 50.5%로 처음으로 내수 판매량을 넘어섰다”며 “이제 수출기업이 됐지만 수출시장 상황은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습 등으로 환경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내렸다. 삼성증권은 37만5000원에서 35만원으로, 대신증권은 35만원에서 30만원으로, KTB투자증권은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다만 상반기보다 하반기 나은 모습을 보이리란 기대도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열연 300만톤 증설에 따른 물량 확대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하고 중국 스프레드가 이미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늘면서 해외 CGL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부문에서 수출이 내수를 앞질렀지만 수익성이 개선됐던 까닭은 고부가제품 비중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며 “구조적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철강부문의 실적 회복, 자회사 부실 축소 등으로 점진적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보다는 유동성 모멘텀에 주목하는 목소리도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으로 시간이 개선되기 전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철강업체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낮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된다면 유동성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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