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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샷은 2023년 초 칭화대 교수 출신 양즈린이 창업한 회사다. 그는 메타플랫폼과 구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고, 카네기멜런대를 졸업한 뒤 자연어처리 분야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딥시크가 부상하기 전까지 중국 AI 업계의 ‘간판스타’로 꼽혔던 인물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몰리면서 문샷의 기업가치는 한때 200억달러(약 29조3400억원)까지 뛰었고, 챗봇 ‘키미’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챗GPT 대항마로 자리 잡았다.
양즈린은 록밴드 마니아로도 알려져 있다. 회사 회의실 이름을 라디오헤드, 레드제플린, 퀸, 너바나 등 밴드명에서 따왔고, 구독 상품명은 아다지오·안단테·모데라토 등 클래식 음악의 빠르기 용어를 붙였다. 회사의 원래 중국어 사명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핑크 플로이드 앨범에서 따온 ‘달의 어두운 면’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벤치마크서 선전...가중치 공개로 확산 노려
문샷은 이달 중순 키미 K3를 처음 공개하며 오픈AI·앤스로픽 등 최상위권 모델에 필적하는 벤치마크 성능을 보여줬다. 블룸버그는 이 발표 직후 AI·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고 전했다. 앤스로픽 등 미국 기업들이 중국 AI의 부상에 밀려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엔비디아,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기업들의 수요 둔화 우려로 번진 결과다.
이달 말에는 키미 K3의 가중치까지 전면 공개됐다.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내려받아 변형·구동할 수 있게 되면서 문샷의 이용자 기반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즈린은 개방성과 접근성을 앞세워 미국의 폐쇄형(proprietary) 시스템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혀왔다.
가격 경쟁력도 변수다. 벤치마킹 사이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표준화한 지능형 작업을 수행하는 데 드는 가중평균 비용은 ‘키미 2.6’이나 딥시크의 ‘V4 플래시’ 모델이 33센트, 2센트 수준인 반면, 앤스로픽 ‘클로드 페이블5’는 2.75달러에 달한다. 다만 키미 K3 자체는 이보다 비싼 95센트로 책정됐다.
문샷 측은 “전반적으로 매우 경쟁력 있는 모델이지만, 키미 K3는 클로드 페이블5나 GPT 5.6 솔(Sol)에 비해 사용자 경험 면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뚜렷하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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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샷의 성장에는 논란도 뒤따른다. 앤스로픽은 지난 2월 블로그를 통해 문샷·딥시크·미니맥스 등 중국 기업들이 클로드의 기술을 ‘증류(distillation)’ 방식으로 무단 활용해 산업적 규모의 (지재권 침해) 캠페인을 벌였고 이는 자사 서비스 약관과 지역 접근 정책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문샷 측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중국 당국은 지재권 도용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에서는 제재론이 힘을 얻었다.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캐서린 소어벡키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대중 제재와 거래제한명단(Entity List) 지정 가능성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고,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의 마이클 크라치오스 국장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크라치오스는 문샷이 키미 K3 개발 과정에서 엔비디아 칩을 사용해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는데, 양측 모두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사실관계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그러나 정작 실리콘밸리는 정반대 목소리를 냈다. 스타트업·테크 창업자 179명은 크라치오스 국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외국산 모델 금지에 반대하며 “개방형 배포는 이제 하나의 경쟁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며칠 지나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첫 게시물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픈AI 등이 서명한 별도 서한을 공유했다. 이 서한은 한발 더 나아가 정책 당국이 “정당한 모델 개발 기법과 (지재권) 부정 취득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증류는 “모델 성능 개선·평가·검증에 널리 쓰이는 기법”이라고 반박했다.
소어벡키 칼럼니스트는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 중 앤스로픽이 두 서한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점을 짚으며, 이번 논쟁으로 앤스로픽과 오픈AI가 가장 취약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진단했다. 개방형 모델 확산이 매출을 줄이기보다는 엔비디아·아마존·MS·구글 등 인프라·클라우드 기업 쪽으로 재분배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선택, ‘개방’이냐 ‘억제’냐
워싱턴이 실제 대중 AI 모델 제재에 나설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소어벡키 칼럼니스트는 섣부른 규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 모델 사용을 막아도 전 세계 개발자들의 접근을 막을 수는 없어 미국 연구자들만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오픈AI의 미공개 에이전트가 평가 과정에서 통제를 벗어나 모델 저장소 허깅페이스 시스템을 침해한 사건에서, 허깅페이스가 방어 대응 과정에 중국 즈푸(Zhipu)의 ‘GLM 5.2’ 모델을 활용했다는 사실도 함께 소개하며, 개방형 모델의 보안 리스크론이 단순하지만은 않다고 봤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워싱턴이 자국 산업계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개방형 생태계 육성으로 방향을 트느냐, 아니면 억제 위주의 대중 제재 카드를 꺼내드느냐로 모아진다. 그 결과에 따라 엔비디아·SK하이닉스·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지형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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