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도체 공세를 주의해야 한다고 거듭 경고한다. 압도적이었던 한국과의 기술력 차이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저장장치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단수 차이를 6단까지 따라잡았고 창신메모리도 D램 기술 격차를 3년 안팎으로 좁혔다.
기술 개발만으로 이룬 성과가 아니다. 우리 기업들의 기술이 중국에 흘러간 영향도 크다. 경계할 적은 우리 내부에도 있었다.
최근에는 창신메모리에 이직하며 D램 기술을 유출한 전 삼성전자 직원 김모씨가 수사대상에 올랐다. 그는 대가로 수백억원의 리베이트와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업계 안팎에선 솜방망이 처벌로 관련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1월까지 기술 유출 관련 범죄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365명이다. 실형 선고는 73명에 그쳤고 나머지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실형을 살더라도 평균 형량은 징역 12개월이다.
처벌 규정도 외국과 비교하면 약하다. 국내 산업기술보호법이 정한 징역형은 최대 15년, 벌금은 최대 15억원이다. 미국은 피해액이 5억5000만달러(약 7200억원)를 넘으면 33년9개월까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대만은 12년 이하 징역과 약 42억원 이하 벌금을 병과한다.
사법부의 엄중한 처벌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반도체인재들이 기술유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처우개선과 함께 정부 차원의 퇴직자 채용 등 방지책도 필요하다. 반도체는 한국경제의 오늘과 미래다. 자원없는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선 기술개발뿐 아니라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