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낮춰도 매수자 뜸해요”…세종 집값 대세하락?

강신우 기자I 2021.09.26 13:52:39

세종 아파트값 9주 연속 하락세
85㎡ 고점 대비 2억원 가량 하락
“호가 낮춰 내놔도 매수세 안 붙어”
일시하락 vs 조정, 전문가평 엇갈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호가를 낮춰도 매수자가 좀처럼 안 붙네요.”(세종시 다정동 B공인)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누적 44.93% 오르면서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것과 정반대되는 흐름이다. 일부 아파트는 최고가 대비 수억 원 낮은 값에 팔리면서 대세하락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세종시 아파트값 9주 연속 하락세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세종 집값은 지난 7월 마지막주 마이너스(-)0.09%를 기록한 이후 이달 3주차(20일 기준) -0.01%로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월간 조사에서도 6월 -0.15% 7월 -0.21% 8월 -0.29%로 3달 내리 하락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 집값은 고점 대비 수억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다정동 가온마을4단지(1258가구) 아파트는 전용면적 85㎡ 기준 최근(12일 계약일) 9억30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21일 11억2000만원(19층)에 팔린 최고가와 비교하면 2억원 가량 급락했다. 새롬동 새뜸마을10단지(1027가구) 아파트는 최근 집값이 몇 주새 1억원 이상 뚝 떨어졌다. 전용 85㎡는 지난 달 11억9000만원(27층)까지 거래됐지만 지난 6일에는 10억4500만원(17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다정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매물 호가는 35평 기준 대부분 9억원 중반대에서 최고 12억원까지 형성돼 있다”며 “매수세가 (예년대비) 붙지 않아 10억원 매물도 9억원 중반대까지는 조율이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은 빠른 잔금일 등 조건이 붙은 급매물이고 급매물이 소진되면 시세나 호가가 더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세종시 주택시장은 지난해 7월 행정수도이전론이 불거지면서 폭등했다. 7월4주차에는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2.95%나 상승하며 작년 한 해에만 45%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주춤하던 집값이 5월3주차에는 0.10% 하락, 2019년 10월4주차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세종시의 입주 물량은 올해 7668가구가 나왔고 내년에도 325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조성수 과장은 “세종시는 지난해 줄곧 집값이 올라 피로감에 따른 매수심리 약화에 더해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해 대비 많았던 점을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에 일시조정” vs “외지인 빠져”

부동산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종 주택시장의 일시 조정과 대세하락을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규주택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청약경쟁률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입주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일시적인 조정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청약경쟁률이 높아 외부 투자자 등 인구 유입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조정장을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세종의 청약경쟁률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 평균 153.31대1, 올해 상반기 183.24대1, 하반기(6월~9월24일)199.68대1을 기록했다.

상반되는 의견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작년 집값 급등 피로감과 아파트 대규모 입주가 겹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세종시는 외지인 매입비중이 상당히 높은 지역인데 투자 수요가 빠지는 분위기여서 한동안 집값 조정을 받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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